대동맥 응급팀 빅팀, 의사들의 의국모임
사명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능력을 양껏 쓸 수 있게 돕는 시스템
병원을 가면 시스템을 살펴보는 습관이 있다. 어떤 병원에서 신뢰와 편안함을 느끼는지 그 병원은 뭐가 좋았는지 대기하면서도 그런 걸 생각해 본다.
의사 선생님들이 생사를 오고 가는 환자를 살리는 것에 비할 수 있겠냐만은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서 우리가 아이들을 만나는 시기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들, 특히 외과 계열, 응급실, 신생아 의사 선생님들의 다큐멘터리를 주기적으로 보면서 나의 소명을 다지곤 한다.
보다가 인상 깊은 장면들은 교사들과 수업을 할 때나 강의를 할 때 틈틈이 수업자료로 나누곤 하는데 환자 보호자와의 관계가 학부모님들과 우리의 관계와 너무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민하고 까다로운 학부모님들을 다들 힘들어하지만 아이의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당연히 예민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협력의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우리가 아이들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으니까.
의사 선생님들의 다큐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뜨거워지고 한없이 진지해지는 찰나들이 많지만 오늘은 의국모임 같이 의사들이 힘을 합쳐 이뤄내는 값짐에 대한 생각을 풀어보려고 한다. 항상 이런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는, 내가 진정으로 무얼 원하는 건지 내 마음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보려고 한다.
어떤 환자를 수술하기 전에 어떤 치료가 가장 이 환자를 위한 치료가 될지, 어떤 치료를 먼저 하고 어떤 수술을 어떻게 할지 각 과의 의사 선생님들이 하나의 사례를 두고 회의를 하고 최선의 방법을 도출해 내는 시간인 의국 모임과 같은 시스템이 우리 교육자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다. 학교 같은 기관에는 어느 정도 이런 체계가 있겠지만 학원에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그 아이에게, 가정에게 필요한 최선의 교육을 제공해 주기 위해 교육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이 문제의 최선의 방법들을 도출하고 그걸 직접 실천하는 것. 지도하기 힘든 아이들, 가르치기 까다로운 아이들을 그냥 방치하지 않는 것. 그런 아이들을 더 품어낼 수 있는 것.
❝ 바닥을 쳤기 때문에 올라갈 것밖에 없어
힘들고 수익이 적고 하는 건 다 똑같은 문제니 까요
결국은 보람이 있느냐 재미가 있느냐 (이 문제인데)
재미와 보람에서는 아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과이기 때문에
요즘 오히려 잘 늘고 있습니다 ❞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의 성장에 나의 숨을 넣는 일은 정말 재미와 보람으로 똘똘 뭉친 일이 아닐까
❝ 이런 단계단계가 너무 힘든 거예요
저는 마취과, 중환자실에 다 물어봐야 해요 (지금 수술해도) 괜찮냐고
그중에 하나라도 안 되면 그 수술은 못 하는 거예요. 대동맥 수술은. ❞
오늘도 이 글을 쓰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건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니라고 생각이 드니까
이렇게 살아야만 되는 분들이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내가 해야만 되겠다고 느끼는 걸 부단히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 환자가 오면 언제든 모일 수 있는 팀을 만들었다
대동맥 응급 전화를 받는 핸드폰을 만들었고
전국 600개 병원에 직접 메일을 보냈다
"대동맥 환자가 생기면 언제든 이 번호로 전화 주세요" ❞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수술실 간호사
체외순환사
흉부외과 교수
영상의학과 교수
대동맥 환자들은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엄청 많은데 그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시스템적으로 많지가 않다고 한다. 병원 측에서는 응급환자를 위한 모든 움직임에서 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득 보다 실이 많다고 계산하게 되는 것.
수술건수가 높아져야 사망률이 낮아지고, 사망률이 낮아져야 환자의 신뢰가 높아져 수술건수가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 아이의 긍정적 변화사례가 많아져야 문제아로 성장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문제아 비율이 줄어야, 교육 신뢰도가 높아져 올바른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는 선순환이 그려진다.
❝ 시스템적으로 받쳐줄 수 있고 모든 팀이 구성된 병원이 많지 않거든요
"응급하지 마세요. 해봤자 병원에서 손해입니다" 이렇게 얘기해요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병원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 거죠. ❞
이런 말을 마음껏 비난할 수 없는 게 "레슨 너무 길게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학원장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구조 안에 그냥 조용히 흐르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아닌 건 아니라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 명 한 명의 사람이 필요하다. 그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움직임을 만들어야 한다.
나도 언젠가 저런 어벤저스 팀을 만들 수 있을까?
이렇게나마 다큐멘터리에서 사명으로 움직이는 의사 선생님들의 움직임, 말 한마디 한마디를 나눠주고 전달해 주니 나의 가슴이 충만해진다.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들은 교육하기를 사랑해야 한다. 아이들을 만나는 행위로 돈을 벌려는, 실을 계산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교육하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교육을 하면서 당장에는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비교할 수 없는 보람을 안고 살아가지 않는가.
생사를 오고 가는 환자
성장을 하고 있는 아이들
나에게는 이 둘이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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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정말 볼 때마다 눈물이 흐르게 하는 의사 선생님의 뜨거운 사명을 나누고 싶다.
❝ 이건 사실 제가 선택한 일이고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런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
흉부외과 의사 선생들을 다룬 다큐 두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