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김00 경사의 사연입니다^^
지난 2013년 칼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 새벽 2시경이었습니다.
순찰차로 주택가를 돌고 있는데 112신고 출동 지령이 떨어졌습니다.
무전을 통해 전달받은 신고 내용엔 긴박함이 느껴졌어요.
잔뜩 겁에 질린 여성이 신고를 했습니다.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옆방에 지금 그 도둑이 있어요. 딸하고 나, 여자 둘밖에 없어서 너무 무서워요..”
저는 순찰차 경광등을 소등하고 신속히 출동했습니다.
‘반드시 잡는다, 무조건 현행범으로 체포해서 수갑은 내가 채운다!
제가 탄 순찰차가 제일 먼저 도착했고 이후 순찰차 3대가 더 왔는데요,
신고 위치는 담으로 둘러싸인 오래된 단층 주택으로 대문은 굳게 잠겨있었습니다.
안방에 있는 신고자가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대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죠.
담장 위에 깨진 유리병(범죄 예방 용)들이 꽂혀있길래 제가 입고 있던 경찰 점퍼를 벗어 담장 위에 펼쳐놓은 다음 담을 넘었습니다.
안쪽에서 대문을 열어 밖의 경찰 동료들을 들어오게 한 다음 그들과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침착하게 도둑이 있다는 옆방으로 급습!!! 했더니..
검은색 쫄쫄이 내복을 입고 누워있던 20대 젊은 남성이 깜짝 놀라서
“악” 소리를 지르더군요..
순간 저도 놀래서 “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죠.
“꼼짝 마! 움직이지 말고 손 머리 위로 올려!!” 하고 체포하려던 순간,
“왜 이러세요? 우리 집에 왜 들어오신 거예요??”
엥?? 우리 집??
“전 여기 사는 아들이에요!!!!!”
순간 정적..
그때 안방에 있던 신고자가 나오자마자 외쳤어요.
“아들!!! 군대 갔는데 여기 왜 있는 거야? 휴가 나온 거야?”
“응. 오늘 휴가 나와서 친구들이랑 술 먹고 이제 들어왔어”
“아이고 이놈아! 휴가 나오면 나온다고 연락을 해야지, 도둑 들어온 줄 알고 얼마나 겁을 먹었는데....”
그제야 긴장이 풀린 신고자(엄마)와 딸은 아들을 얼싸안고 대성통곡을 하였답니다..
가슴 저미는 분위기가 진정되자 그들은 우리를 향해 외쳤어요.
“경찰관님 너무 죄송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를 10번은 넘게 받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