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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힐링 Jan 04. 2019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것은 롤렉스를 차는 것과 같다


내 옆에 분신처럼 갖고 있고, 항상 내 손에 들려있어야 마음이 편하며, 그것이 없으면 불안증세 비슷한 느낌을 갖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이 소유한 다양한 물건들에게 이런 증상을 보이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대체로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물건은 스마트폰일 것이다. 지금의 세상은 스마트폰 없이 성립되지 않는다.


초등학교부터 노인정까지 스마트폰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 시계도, 컴퓨터도, TV도 없어도 되고 오로지 스마트폰만 갖고 있으면 되는가? 그렇기엔 세상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 스마트폰이 필수품인 사회에서도 확장되고 있는 시장이 차 한 대 값을 가볍게 넘나드는 명품시계의 시장이다. 언제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럭셔리한 명품시계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은 명품의 시대다. 인간에게는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보편적인 취향이 있다. “나는 좀 더 특별하고 싶으며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다”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욕구들은 허세나 과소비한다는 의식을 불러일으키며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명품’이라는 것이 과연 어떠한 정신인지를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명품’이 名品이 되기까지 단지 가격만 부풀리며 소비시장을 조장하는 것만으로 명품이 되었을까.     


명품과 비슷한 단어가 있다. 한 글자만 다르지만 우리에게 느껴지는 이미지는 확연하게 다른 그 단어는 바로 ‘명작’이다. 수많은 음악과 미술들, 조각들 등등 문화를 담고 있는 명작들은 지금도 추대를 받고 있다. 그렇게 명품들도 그 가치가 널리 인정되어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을 인정받아 ‘명품’이라는 칭호를 얻었을 것이다.


롤렉스의 재료가 특별히 비싼 것인가? 롤렉스의 재료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18K 금을 사용하는데 다이아몬드를 시계 내부를 둘러쌓이기도 하는 값비싼 재료를 두르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재료들이 금 한 돈보다 많을까? 순금 한 돈은 약 16만 원 언저리이다. 그런데 순금의 시세보다 몇 배 혹은 몇십 배가 된 가격의 나머지는 어떤 재료를 썼기에 이렇게 비싼 것일까? 원재료값이 판매금액의 반의반 정도일 텐데 명품을 사는 게 바보짓인가?   

  

‘명품시계’라는 것은 소위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적인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 가치를 재료의 가격으로만 매길 수 없는 것이다. 위대한 음악가의 연주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가? 명품이 명품이기 위해선 그 제품을 잘 만들고 디자인하고 그 위상을 손에 넣기까지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이어온 품질 관리와 경영의 노력, 새로운 도전에 대한 투자의 부분까지 빼놓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정하고 그 가치에 대한 대가로 명품시계를 소유하는 것이다. 내가 명품의 가치를 조금 더 깊이 받아들일 때, 명품을 명품으로서 인정하고 대우할 때, 단순한 자랑할 만한 비싼 물건이었던 그 명품이 명작으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명품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애호가라면 남들이 보기에는 조금 과한 투자를 나의 취미에 쏟는다 하여도 우리는 그의 가치에 대한 태도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명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나 또한 명품이 되는 것이다.      


당신이 롤렉스를 사는 이유는 당신이 악기를 연주하는 이유와 같을 수 있다. 음악에 대한 가치를 받아들이고 연주를 함으로써 명작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음악에 투자했을 때 당신 또한 명품이 되는 것이다.      

당신이 어떤 악기든 상관없이 연주할 수 있다면 점점 더 호감이 가는 사람으로 탈바꿈한다. 업무적으로 만나는 사람들도 당신이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고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호감을 갖고 다가올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음악을 잘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을 보면 부러워하며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재능도 없고 나이도 들었으니 이미 늦은 것일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가?      


결론적으로 확실히 이야기하지만 어느 나이에 시작했든 당신의 남은 날의 가장 젊을 때 음악을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 나이가 몇 살이건 분명 앞으로 많은 새로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바로, 당장 시작하자. 음악은 평생을 함께할 만한 소중하고 훌륭한 취미이다.


당신은 악기를 자식처럼 아낄 것이고 평생 느껴 보지 못한 새로운 감각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 취미는 당신을 명품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또한 즐기면서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명작을 만드는 명인이 될 수 있다. 호감이 가는 사람 정도에서 예술의 세계에 한 획을 긋는 사람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시계는 패션의 완성이라고 하지 않던가. 음악을 하면 럭셔리한 시계를 차는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명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듯이 음악의 가치를 인정하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어떤 악기든지 가장 접근이 쉬운 악기로 연주를 시작해본다면 당신은 명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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