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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힐링 Sep 09. 2020

육퇴 후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으십니까?


안녕하세요. 뮤직힐링 김은송입니다.

오늘 날짜로(20.9.9) 첫째 산티아고는 711일 둘째 주안이는 131일이 되었어요.



우리 아이들의 저녁잠은 9시 반 10시 내외로 자요. 빨리 자는 듯 빨리 자지 않는 듯 중간에 있는 시간.

조금 더 부부의 시간 혹은 엄마의 시간을 1-2시간 갖고 자면 좋은데 아직 신생아인 둘째를 보고 있는 관계로 나도 모르게 옆에서 기절하듯 같이 잘 때가 많아요.


외국 아이들은 8시에 재우고 8시 반쯤 엄마들의 모임을 가지는 나라들이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8시 이후에 잔다면 너무 늦게 자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한다고 해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우리나라 어딘가 읍면리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도시들은 8시가 초저녁이잖아요. 오히려 학원이 활성화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8시에 재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고 있지요.


코로나와 장마 그리고 태풍이 어찌나 오는지. 올해는 정말 비가 많이 왔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2020년은 집에만 있었던 해로 기억할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요. 나가지 못했을 때는 집에서 심심한지 낮잠을 오래도록 두 번씩이나 자더라고요. 그렇지만 낮잠을 자면 밤잠은 어떻게 할까요. 밤잠은 점점 늦어집니다. 두 번 자는 날은 11시까지 대기 타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9시 반부터는 온 불을 다 끄고 아이들이 자기를 기다린답니다. 그러다가 제가 먼저 쓰러지듯 자기도 하고요.


그런 요즘, 두 번 자는 첫째가 요즘 한 번만 자면서 자는 시간이 당겨졌어요. 


자전거 위에도 잘 수 있는 우리 첫째

바로 꿈에 그리는 8시. 자주 8시에 자는 건 아니에요. 두 번 잘 때도 가끔 있고요. 가끔 30-1시간 반짝 자고 일어나서 12시까지 파워 놀기 하는 때도 있지만 8시에 잘 때가 종종 있답니다. 


사실 아이들이 잔다면 우리는 놀고 싶잖아요. 술도 먹고 싶고 밀린 드라마를 보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될 때도 있지요. 그런데 과연 육아에서의 드라마가 힐링일까요?


저도 첫째만 육아했을 때는 외국영화 특히 미국 영화를 많이 봤어요.

돌 전 영어도 들려준다는 명목 하에 한국영화나 드라마 보단 미드나 외국영화를 보는 것이 더 좋았죠.

하지만 첫째가 자고 쉬는 시간이 오면 한국 드라마만 보게 되더라고요.

미드나 외국영화를 볼 땐 자막을 읽어야 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멍 때리면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과연!!


멍 때리는 시간이 힐링일까. 



제가 제일 싫어하는 행동 중 하나가 TV 채널이 볼 것이 없는데도 계속 돌리며 볼 것을 찾는 행위예요. 그런 행위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뼈저리게 생각하게 될 때가 있어요. 괜히 볼 것도 없는데 시간만 축나는 느낌이거든요.  


즉. 하나의 잉여인간이 되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지요.


육아는 숭고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아이를 키우는 이 시간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요. 

그러나 사회는 엄마의 존재를 더욱 강조하지요. 

아이 옆에는 꼭 엄마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불변의 법칙 인양 얘기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그런가 봐요.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시간이 길게 붙어 있을수록 엄마와 아이 사이의 감정적 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 다 쏟고 난 에너지를 멍 때리면서 보는 드라마에서 채우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있어요. 육아가 중요한 것은 머릿속으로 이해 하나 나라는 존재에 대해선 먼지처럼 흩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잉여 인간인가.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를 돌보는 것뿐인가. 


나는 사회적으론 도태되고 쓸모없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나를 좀먹더라고요. 드라마가 재미있고 힐링이 되긴 하나 보고 난 시간이 아까운 건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열정도 체력도 남아 있지 않지만요.


하지만 지금은 의식적으로라도 이렇게 살고 있어요.

저는 아이들 먼저 재운 육퇴를 하는 날. 저는 이런 것 들을 합니다. 


1. 블로그나 카페 같은 디지털 노매드를 위한 포스팅을 준비한다.


2.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3. 웹툰을 보거나 폰으로 웹서핑을 한다.


4. 집안일을 한다. 하지만 조용한 집안일밖에 하지 못한다.


5. 유튜브를 본다.


6. 책을 읽는다(라고 쓰고 오디오북을 튼다)


7. 인스타그램과 페북, 블로그 눈팅을 한다.


이 7가지 모두 하는 것은 아니고요. 친정살이를 하고 있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은 더더더 한정이 되어있어라고요. 사실 영화 보면서 치맥을 가장 많이 하고 싶습니다. 신랑과 함께 있다면 영화를 틀고 밀린 수다를 하며 맥주를 건배하고 있고 싶은데요. 첫째 때 많이 했던 방법이지만 둘째 때는 친정살이라 거의 불가능하더라고요.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계속 찌는 살. 그 이유는 무엇일지..... 이것은 사담이었고요.


술을 줄이고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기로 했어요. 어찌 보면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지만 잘만 한다면 용돈벌이라도 될 수 있는  SNS. 저는 블로그를 필두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육아하는 동안 인스타그램은 정말 안 하고 싶었어요. 페북을 하면서도 잘 지내는 다른 사람들과 육아하느라 집에 박혀있어야 하는 내가 비교가 되더라고요. 그런 페북인데 인스타그램은 사진위주잖아요. 블링블링한 카페 사진. 아이 사진. 여행사진. 얼마나 박탈감을 느낄지 모르겠어서 시작도 못하겠더라고요. 사진도 못 찍는 똥 손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 모든 마음을 극복하고 지금도 블로그 인스타그램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이 모든 것은 아이들이 일찍 자고 밤중 수유를 하지만 8시간 이상 푹 자주는 둘째 덕분에 가능했어요. 그리고 두 아이들을 몇 시간 홀로 봐주시는 우리 친정 엄마 덕분에 벌릴 수 있는 일들이네요.(엄마 사랑해)


음악 하는 엄마가 온라인에서 살아남는 법 궁금하지 않으세요? 우리 다 같이 살아남아봐요. 요즘 정말 경기도 안 좋고 살기 힘들잖아요. 그냥 남편에게 눈치 안 보고 손 안 벌리고 아이 마음껏 맛있는 거 사주고 이쁜 거 사주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쁜 옷 사구요. 딱 그 정도만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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