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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힐링 Oct 28. 2020

엄마보다 뮤직힐링


나를 나타낸다. 나를 나타내는 말은 무엇이 있을까? 


블로그를 시작하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 가장 내가 중점적으로 두는 단어가 있다.


바로 퍼스널 브랜딩.


아기 키우고 세상에 눈을 돌렸더니 어플에서 로고도 만들 수 있더라


네이버가 주는 퍼스널 브랜딩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봤더니 자신을 브랜드화하여 특정 분야에 대해서 먼저 자신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라고 한다. 나는 이것부터 시작했다.


나는 작곡가다. 그런데 출산과 육아를 중점적으로 하는 '엄마'를 직업으로 살고 있을 지금 이 순간 작곡 보단 아이들이 먼저다. 그럼 내가 작곡가가 아닌 건가. 나는 예술인이 아닌 건가. 그냥 지금 육아하는 엄마일 뿐인 건가. 몇 년 동안 나를 괴롭혀왔던 생각들이었다. 


유일하게 했던 페이스북을 점차 끊으면서 음악 하는 사람들은 정말 만날 수가 없었다. 내 주변에는 첫째와 비슷하게 키우는 아이들의 엄마들만 있을 뿐. 그러니 자연스럽게 육아에 대한 대화와 육아에 대한 생각. 그리고 첫째와 둘째만이 내 세상이 전부가 되는 것 같았다. 이것은 3세 이전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이 겪는 마음의 방황일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행복하지만 외로웠다. 신랑과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수다를 떨어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이런 공통분모의 이야기들. 특히 음악과 예술을 논하기엔 한계가 있는 수다들이 재미는 있지만 휘발성으로 사라졌다. 예술에 대해 논하고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물어보며 좀 건설적인 대화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육아 엄마들을 만나보면 한계가 있다. 아이만 있다면 진입장벽이 낮으나 서로의 공통분모가 아이밖에 거의 없다 보니 아이 이야기 시댁 이야기 남편 이야기 TV 방송 프로그램 정도로 수다거리들이 한정되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블로그. 그리고 인스타그램. 나를 나타내고 싶었지만 오프라인에서 나타내기엔 한계가 있는 지금 시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라도 다른 생각들을 주고받으며 내 이야기들을 점차 발전시키고 싶었다.



그렇다면 난 '발전하는 나'인가? '발전하기 좋아하는 나'인가? 수다 떨기 좋아하는 나? 근데 나랑 맞지 않는 사람과는 만나서 수다 떨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내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하고만 수다 떠는 엄마? 인가? 한 단어로 수식하기가 생각 외로 쉽지 않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는 나에게 음악을 떨어뜨려놓고 싶지 않다. 내 인생의 반 이상은 피아노와 음악이 내 곁에 있었다. 20대의 목표는 음악이었다. 호기심이 많아서 음악의 대부분의 장르에 발을 담가 보았고 각각의 특성에 맞게 곡을 쓸 수 있었다. 그럼 나는 음악을 나에게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음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이렇게까지 음악을 놓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지금까지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 음악으로 돈을 벌고 싶어서? 음악으로 돈을 번다니 코웃음을 칠 일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예술을 향유하는 집단도 아니고 예술인에 대한 예우도 그다지 좋지 않다. 무슨 일 하세요? 저 작곡가예요. 우와! 작곡가 처음 봤어요.라는 대답을 수없이 들었다. 물론 작곡가가 흔한 직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밥먹듯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괜찮은 사회인 것 같지는 않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음악으로 나를 표현하는 단어. 내가 음악을 하고 싶은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많은 음악 장르들이 있지만 나는 뉴에이지스러운 힐링 음악을 작곡하고 있다. 


뮤지컬을 할 때는  파괴적이고 강렬한 음악들을 작곡하는 것도 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아름답게 끝나는 해피엔딩을 선호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악을 작곡할 때 너무나 행복했다. 이 음악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다면 나 또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맞다 나는 음악으로 힐링을 주고 싶었구나. 음악이라는 예술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려 속삭이고 싶었구나.라고 생각이 들어 앞으로의 아이디도 뮤직힐링으로 해야 하겠구나라고 정의를 내렸다.


나는 음악으로 힐링을 주는 사람이다. 


그 방법은 음악을 작곡할 수도 있고 음악으로 강의를 할 수도 있고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은 것 같다. 그 방법을 찾아 계속 항해하고 있다. 방향이 보이니 속도에 상관없이 내 속도대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개선이 되고 있다.


'엄마'라는 직업은 중요하다. 나는 엄마도 직업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정말 마음이 너무 힘들 땐 아이들이 내 고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야 힘들 때에도 아이들에게 감정적이게 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을 잊지 않기로 했다.


'내'가 '나'를 잊어버린다면 


그 누구도 '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에 작곡한 비의 인사를 소개해 드리고 싶다. 내가 비에게 인사를 했더니 비도 나에게 인사를 한다. 그 마음으로 쓴 곡이다. 비 오는 날. 혹시나 울적해진 사람이 있다면 음악으로 위로를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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