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여행의 첫걸음
주말을 시작하는 금요일 밤, 친구들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몽골 여행을 앞두고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다. 오지 여행은 처음이라 두근거렸고, 시골 생활로 다져진 경험 덕분에 화장실 불편함이나 샤워를 하루 이틀 못하는 것도 잘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대자연의 웅장한 풍경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출발 전, 라운지를 이용해보기 위해 '더 라운지'라는 앱을 설치해 보유카드를 등록해봤다.
그런데, 이럴 수가! 그많은 카드중에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니..ㅠㅠㅠ
미리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신한은행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만들었다.
라운지 이용권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같이 신한 SOL트래블체크카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일정이 촉박해 실적이 빨리 쌓이지 않자, 사용 기간이 많이 남은 숙박시설을 예약해 실적을 채우기로 했다. 나중에 결제를 취소하더라도 일단 실적만 쌓자는 생각이었다. 스스로도 이런 노력이 웃겨서 '라운지 무료 이용권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다니!'라며 웃음이 나왔다. 결국 라운지 이용권을 획득했다.
출국 심사를 마친 후, 드디어 라운지로 향했다. 식사도 하고, 맥주도 한 잔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막상 라운지에 도착하니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았다. 기다리다 보면 비행기 시간이 애매해질 것 같아 결국 라운지 이용을 포기해야 했다. 하하하!
새벽 비행기라 공항 면세점도 닫혀 있었고, 편의점과 커피숍만 몇 군데 열려 있었다. 나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비행기 시간을 기다렸다. "OO항공 023편으로 몽골로 가시는 고객께서는 OO게이트에서 탑승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출발이다!
비행기에 탑승해 짐을 올려두고 잠을 청해보았다. 퇴근 후 바로 공항으로 온 터라 몸이 무척 피곤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있는데, 스튜어디스가 식사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반쯤 잠이 깬 상태에서 기내식을 받아 먹기 시작했다. 배가 고파서 모두 먹을 줄 알았지만, 새벽이라 입맛이 없어 샐러드와 빵만 간단히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징기스칸 국제공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벌써 도착이다.
은하수를 볼 수 있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곳, 몽골 여행이 시작된다. 몽골 입국심사를 마치고, 우리는 징기스칸 공항 내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캐리어를 한쪽 구석에 세워두고 커피를 주문한 뒤, 들뜬 마음에 일행들과 함께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때, 커피숍 카운터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가 내 귀를 들려왔다. 한 손님이 “Can I have a Americano, please”라고 주문했는데, 직원이 “한국분이세요?”라고 물었다. 순간 '어? 한국말을 잘하네?'라고 생각했지만, 직원이 다시 한국어로 주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하! 몽골에서는 영어보다 한국어가 더 익숙한 모양이다.
'경기도 몽골'이라는 말이 정말 맞나 보다. 징기스칸 국제공항은 한국어가 들리는 것은 물론, 편의점과 한국 커피숍이 많아 마치 한국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나도 안심이 되었다. 영어 울렁증이 심한 나에게는 오히려 다행이었다. 여행지에서 한국어를 들으니, 영어 울렁증도 조금은 해결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전 8시쯤, 우리는 몽골인 가이드를 만났다. 몽골에서는 자유여행이 쉽지 않다. 국제운전면허증이 통용되지 않아 현지에서 면허를 새로 취득해야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대중교통은 운행 시간과 경로가 제한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몽골 체험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오다투어와 여행을 계획했다.
가이드와 기사님이 우리를 몽골의 대표적인 차량인 푸르공으로 안내했다. 드디어 몽골 여행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