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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나무 Aug 10. 2023

아빠, 상황이 생겼어.

초5 아들의 긴급한 상황

“여보, 우리 둘째 너무 귀여운 것 같아. 방금 전에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지금 집에 무슨 상황이 생겼다는 거야.”


사실 둘째는 회사에 있는 아빠보다 저에게 매일 전화합니다. 전화하는 목적은 뻔합니다.


“엄마,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전화를 받아보면 늘 비슷한 내용입니다. 방학이 되니 한 가지 더 늘었네요.


“엄마, 오늘 점심 메뉴는 뭐야.”


그런데 오늘은 왜 아빠에게 전화했을까요.


“아빠, 상황이 생겼어.”

“응? 무슨 상황?”

“윽. 변기가 막혔어. 형아가 뚫어보려고 노력했는데 실패야. 어떡하지.”


아빠가 해결해 줄 부분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초등 5학년 아들의 긴급하고 다급했던 “상황”이라는 단어에 웃음 지어본 하루였습니다.


퇴근해서 돌아와 보니 변기 뚜껑을 닫아놓고, 그 위에 흰 종이를 붙여놓았네요.


막힘


변기로부터 도망가는 두 아이들, 어이없어하는 똥의 그림이 귀엽습니다.

막힌 변기로부터 도망가는 두 아들을 표현함_첫째의 작품


* 여름방학 오전 시간에 서로 의지하며 집에서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는 두 소년에게 늘 고맙습니다.


내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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