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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패티 May 02. 2022

굿바이, 이외수

“사랑하는 그대여,  ‘끝까지 버텨내어’ 아름다운 인생을 꽃을 피우십시오”



'존버'는 '존재하기에 버틴다' 의 줄임말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끝까지 버티자, 혼자서 버티지 말고 함께 버티자"며 문화 캠페인 운동으로 확장시켰던 소설가 이외수 선생이 4월 25일 별세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쓴다. 향년 76세. 

2015년 출간된 책 <뚝, :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 에서 눈물과 슬픔 그리고 고통에서 떨치고 일어나 이제 그만 ‘뚝’ 하며, 끝까지 버텨내자고, ‘뚝’ 신공으로 ‘존버’하라고 했던 이외수.  한 때 젊은층 사이에서는 ‘존버’ 인사법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에세이 ‘하악하악’에서 ‘존버’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공저자인 허창수 씨가 ‘고통 없이 살 수는 없을까요?” 질문하면  “문제 되는 모든 것 다 허망한 것이니 모든 문제가 문제 아닌 줄 알면, 문제가 없다. 뚝!”하던 이외수 작가, 당시 그는 위암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그는 “이별의 슬픔에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음에 위로 대신에, “그 고통과 슬픔으로 이제 시인이 되어야 할 때”라고 답을 보내기도 했다.


이외수가 전수한 ‘존버 실천법’은 단순하다. 존버를 실천해 보이며 “오늘도 투병 중 이상 무. 그리고 존버.”라고 외쳤던 그도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2020년 3월 뇌출혈로 쓰러져 3년째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어왔다. 그러던 차 올 3월 코로나 감염 후유증으로 폐렴을 앓았다.

이외수 소설가는 1946년 경상남도 함양에서 태어났다. 1965년 춘천교대에 입학했다가 1972년 중퇴하고 만다. 그해 단편소설 ‘견습 어린이들’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3년 뒤 중편소설 ‘훈장’으로 잡지 ‘세대’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소설가 이외수를 일컬어 괴짜라고 부른다. 기발한 상상력과 파격적인 소재로 쓴 소설 때문이다.

1981년 발표한 장편소설 <들개>에서는 두 남녀가 문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며 다 쓰러져 가는 교사(校舍)에서 1년간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베스트셀러 <괴물>은 왼쪽 안구가 함몰된 장애인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악마적 본능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그 밖에 <장수하늘소>, <장외인간> 등의 소설을 펴냈다. 지난 2017년작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2009년 7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1위에 올랐으며, 2010년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제7회 한국의 대표 작가 1위에 올랐다. 

그는 소설 외에도 시집 <풀꽃 술잔 나비>,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에세이 <하악하악>, <청춘불패> 등을 펴냈다. 그는 .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에서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소설은 40~50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 대통령(트통령)'이란 별칭도 있다. 177만여명의 팔로워를 두고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그들의 고민을 나눴다.


  2008년 뉴라이트 교과서 문제에서 보수 국회의원의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말에 “백만 국민의 함성을 무시하려는 막말”이라며 “요즘은 모두들 건전지 촛불 쓴다”는 비판 발언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난 1월 투병 중에도 페이스북으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SNS 활동으로 존버를 확인시켜 주기도했다.

강원도 화천군에는 감성마을이 있다. 춘천에서 30여년을 지내던 고인이 2006년 강원도 화천군이 마련해 준 ‘감성마을’로 이주해 투병 전까지 집필 활동을 하면서 감성마을 촌장으로 불렸다. 이외수 작가 입주 후 감성마을은 그를 찾으러 오는 독자들이 한 때 400명에 달하는 명소가 되기도 했다.

부인 전영자씨와 결혼 44년 만에 졸혼을 선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외수 작가. 고인이 쓰러지자 제일 먼저 달려와 병간호를 하고 그의 곁은 지킨 사람은 부인 전영자 씨였다고 한다.





굿바이,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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