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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ep 12. 2021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하려면

job to be done 관점에서 생각하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자 할 때 고객이 해결해야 할 일(job to be done)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랫동안 학원들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에 집중했다. 물론 학원의 강사가 강의를 잘하면 학생들이 만족해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기존의 학원과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 보고 싶다면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학원이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고객)이 해결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학생들이 해결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은 '좋은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는 것,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들을 생각하다 보면 '강사들이 강의를 잘하는 것' 외에 훨씬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해 낼 수 있다.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것, 진도 관리를 해주는 것, 개인 지도를 해 주는 것, 자기 주도 학습력을 강화시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단순히 가르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런 관점을 적용해 학원을 운영하는 곳이 많이 있다.


그런데, 고객이 해결해야 할 일(job to be done)은 한 가지가 아니고 두 가지 이상인 경우가 많다. 고객이 해결해야 할 일을 생각할 때 일반적으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하나의 일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잠재적이거나 부수적인 다른 일도 있는 경우가 많다.  


나이키는  자사의 신발을 통해 고객들이 해야 할 일(job to be done)을 생각한 적이 있다. 24세의 청년(고객)에게 나이키 신발이 해결해 주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나이키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첫 번째는 고객이 달리기를 할 때 신발이 발을 편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고객이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신발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일(job)을 나이키 신발이 아닌 다른 대안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이키의 분석에 의하면, 고객이 첫 번째 job을 완수하는 다른 대안은 타 스포츠 브랜드 신발을 구매하는 것이다. 두 번째 job을 완수하기 위한 다른 대안은 스포티한 시계를 구매하거나 미용실에 가서 헤어컷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이키의 분석에서도 제품은 한 가지가 아닌 두 가지의 일을 하고 있었다. 또한 제품이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사고를 하면 경쟁사가 단순히 자신이 속한 업종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명품 가방을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가방의 주요 역할은 지갑, 핸드폰 등 소지품을 가지고 다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명품 구매자들이 명품 가방에게 원하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명품 가방을 통해 구매자가 자부심을 느끼는 것, 구매자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는 것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어쩌면 후자의 역할이 더 클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해결해야 할 일(job to be done)을 생각할 때, 고객이 해야 할 전체 일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건물주는 아무런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빈 공간을 임대한다. 이 공간을 임차하는 사람은 임대차 계약 이후에 인테리어 공사, 칸막이 공사, 인터넷 설치, 사무용 가구 배치 등 다양한 일을 한 이후에 원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건물 임차인은 공간을 임차하는 계약 전후에 많은 번거로운 일들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불편함을 한 번에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것이 위워크다. 위워크는 '사업 성공에만 집중하세요. 나머지는 위워크가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고객에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사무 공간, 사무용 가구, 음료수 제공 기계, 프런트 데스크 서비스, 우편물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오피스 공간을 임차하는 일(job)의 전후에 해야 할 다양한 일들을 조사해서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이 해야 할 일을 한 부분만 떼어내서 생각하지 않고 앞뒤를 포함한 전체 일들로 확장해서 생각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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