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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gitarius May 18. 2021

맞벌이가 최고의 재테크

곧 결혼할 예비부부를 만났다.


어떻게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결심했으며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는지 , 묻고 들었다.


그러다 가장 뜨거운 주제인 신혼집 마련 얘기가 나왔다. 각자 오피스텔에 살고 있던 그들은 보증금을 합해 조금 더 넓은 오피스텔을 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매주 로또를 사서 긁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욕심도 낼 수 없는 집 값, 이미 올라버린 주식, 알지도 못하는 비트코인... 예비부부는 뭘 해야 돈을 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는 이 젊은 부부 앞에서 '꼰대'가 할 수 있는 '지겨운' 얘기를 했다. 그들은 아마 귀담아듣지 않았으리라.


그래도 말하고 싶었다. "맞벌이 지금처럼 계속 해라. 오래 해라. 그게 최고로 남는 거다"


어느 타이밍에 어디에 돈을 투자해서 얼마나 돈을 벌지는 시기마다 다를 것이다. 물론 투자도 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은 근로소득이다. 특히 결혼했다면 부부가 함께 벌어야 한다.


출산이나 육아로,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깐 쉴 수는 있다. 또 직장인이 아니라 프리랜서 등의 일을 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길게 봤을 때 결코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부부가 함께 일을 계속 해나 갸는 것이 최고의 돈 모으기 방법이라고 믿는다. 나아가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직장생활 30년 가까이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이 말을 꼭 20~30대에게 해주고 싶었다.


근로소득 이외 모든 투자소득은 부가적인 자산 증식이다. 있으면 더 좋은 것이다. 

규칙적인 시간으로 노동을 하고 그에 합당한 소득을 얻는 것을 기본으로 설정해놓아야 한다. 한때 직장에 매이는 것이 현대판 노예 같다고 비관한 적도 있지만, 사람은 자기에 걸맞은 일을 꾸준히 해야 자아도 발전하고 능력도 향상된다. 경제적으로도 예측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


30대만 해도 '지겨운 직장', '크게 한방 투자해서 X 같은 직장 관둬야지'라고 생각한다.


24세에 취직한 나도 40세 넘어, 50세 넘어 직장을 계속 다닐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리 나이로 딱 50세 됐을 때 직장을 관두기도 했다. 나름 직장인으로서는 은퇴라고 생각했다. 다른 개인적 일을 할 것이라고 계획했다.


물론 그렇게 직장을 관두고 개인 사업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즐겁게, 풍요롭게 사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충분한 밑그림과 실행력이 없다면, 섣부르게 일을 놓지 말기를 권한다. 월급은 이 시대 '달콤한 마약'이며 '최고의 위로제' '최적의 수입'이다.


신혼 때는 그리 큰돈이 들지 않으니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라. 우리 때처럼 알뜰살뜰한 살림에만 목 맬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이때가 돈 모으기 쉬울 때다. 출산 뒤에는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는 베이비시터 등 양육비로 한 사람의 월급이 다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마이너스 아니다. 그 시기는 4,5년 정도다. 그리고 엄마든, 아빠든 직장인으로서 한참 성숙해나갈 시기다. 이때 덜컥 일을 관두면, 황금같은 커리어 배양기를 놓칠 수 있다.


유치원,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는 양육에 대한 부담도 조금 덜어진다.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사교육, 입시정보에 휘둘려서 과하게 사교육비를 쓰지 말고 계속 돈을 모아 나간다. 직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오면 이직도 하고, 승진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틈틈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본인들이 잘 아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좋다. 투자에 성공하면 금상첨화이고, 투자에서 손실이 생겨도 기본 토대인 월급이 있으면 다시 도전할 기회가 있다.


아이는 언제 커서 대학가냐고 하지만 , 돌아보면 금방이기도 하다.  그렇게 20여 년이 흐르면 돈도, 명예도, 내 능력도 어느 정도는 쌓인다. 그때 무언가를 해도 늦지 않다.


너무 잘 풀리는 경우만 써놓은 것 같긴 한데, 왜 이런 시답잖은 소리를 늘어놓느냐면 인생에 때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지금처럼 투자 광풍이 불었던 2000년대 초, 주변에 직장을 박차고 투자의 세계로 뛰어든 사람이 꽤 있었다. 20년이 흘러 그들의 소식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일부의 근황을 들었다. 대박이 난 사람은 별로 없고(있으면 연락을 안 하겠지?), 쪽박 찬 사람 몇 명 있고, 투자에 어느 정도 성공해서 즐겁게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도 만나면, 공통점이 있다. 그렇게 명함을 갖고 싶어 한다.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본능이 강해진다. 그리고 '괜찮은' 사람들을 주기적으로 만나고 싶다고 한다. 늘 다음 약속을 잡자고 재촉한다.


 참 아이러니 같지만 또 그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직장이 지긋지긋해 떠나서 투자에 성공한, 멋있는 인생을 누리지만 사람이 그리워지고, 그럴듯한 명함이 갖고 싶고, 남들이 하는 대로 해보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돈을 벌어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은 본능도, 좋은 사람과 유대하고 싶은 본능도, 내가 잘나길 바라는 본능도 다 갖고 있다. 그 시기마다 유독 간절한 소망이 드러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러니 보통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본능을 나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며 생애 단계별로 조화롭게 성취해나가는 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인 것 같다.


근로소득을 얻울 수 있는 창창한 시기에 내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이 들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인간관계도 만들어 나가면서 하루하루 내 범주 내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한다.


한 번의 대박은 가지기 힘들지만, 수십 년 모은 돈, 능력, 관계가 어느 순간 대박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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