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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연 Apr 23. 2020

<불평등의 세대> 간략 서평

한국의 386 세대를 말하다.

  한 세대를 보통 30년으로 본다. 코로나 19로 유례없는 격변을 겪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닥쳐온 상황을 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는 취업을 걱정할 것이고, 누구는 가게 영업을, 누구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폭락한 주식들과 부동산을 사 모을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객관적인 사건은 각기 다른 주관적 경험과 흔적을 남긴다.


저자는 이처럼 세상을 보는 각기 다른 시선을 설명하기 위해 잣대를 하나 추가하여 설명한다. 그 잣대는 ‘세대’이다. 그리고 그 세대가 누리는 정치, 경제적 환경이 다른 세대에 비해 과연 공정한 것인가를 파헤친다. 결국, 결론은 그렇지 않았으며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불평등의 세대’이다.



전반적인 내용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적 배후에는 386세대가 있고 이들이 대량, 장기 집권함으로써 일어나는 다른 세대의 불평등을 증명하는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강대 사회학과 이철승 교수가 쓴 논문 (세대, 계급, 위계: 386 세대의 집권과 불평등의 확대, 2019) 를 바탕으로 쓴 책으로. 학술서와 대중서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수준의 책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도표는 논문에서 볼 법한 수준이었고 내용은 그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것을 계량적으로 증명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가독성을 해쳤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이 책을 읽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책 보다 논문을 추천한다. (오히려 논문이 가독성이 더 좋은 아이러니한 상황)


386세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은 이전에도 많았고 지금도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싶은 물음에 중간쯤 읽다가 넘겨서 7장 결론을 먼저 읽었으나, 누구나 알법한 해결책으로 마무리됐다.



사실, 이 책은 정보전달 성격인 책이라 독후감을 쓸 거리가 없다. 그런데도 글을 남기고자 하는 이유는 386세대의 정치, 부의 편향을 설명하는 저자의 집요함이 신선했기 때문이다. 산업화 세대를 ‘벼농사’에 빗대어 ‘벼농사 세대’로 서술하여 설명한 것, 386세대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사전 지식으로 전반적인 역사를 되짚어 설명한 부분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쉽지 않은 주제의 이 책이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386세대가 은퇴를 하고 지구 상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결과물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국가의 불평등의 원인을 과연 한 세대 특유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까 싶은 의문점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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