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溺死)

by 볼파란

"헉헉..."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가 멈추면 이런 기분일까. 아니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가 아니라 깊은 바다에 끝도 없이 떨어져 내려가다가 올라오지 못한 채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숨을 헐떡이며 눈을 떴을 때 어둠 속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건 익숙한 방안의 천장과 책상 위 어지럽혀 놓은 쓰레기와 책 더미였다.


어둠 속에서 마주하는 익숙한 방안의 검은 실루엣은 묘하게 낯설었다.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라도 되는 것처럼 애플 워치를 켜서 심박수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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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활어처럼 팔딱이다 못해 전속력으로 달린 것처럼 뻐근한 느낌인 것 치고 빠르지 않았다. 물론 보통 사람의 수면 중 심박수가 60에서 50대까지도 떨어지는 것에 비해선 많이 빠른 편이었다.


잠을 자다가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느낌에 퍼뜩 잠에서 깨어난 적이 벌써 몇 번째였다. 사실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도, 깊은 바다에서 익사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면허증이 없으며 수영을 하지 못해 바다에 가는 일 따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간 병원에서 의사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었다.


"글쎄요. 심장이식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됐습니다. 검사상으로도 이상이 없고요. 심전도, 초음파, MRI, 생검 검사까지 모두 이상소견 없습니다. 다만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요. 환자 분께서 말씀하신 증상도 그에 가깝고요. 하지만 이식 수술한 지 벌써 1년이 넘었고 그동안은 그런 증상이 전혀 없던 거죠?"


"네..."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요인일 수도 있고... 이식 수술 후 몇 년이 지나서도 거부반응은 올 수 있으니까요. 면역억제제는 복용하고 있는 거죠?"


"네..."


"약을 증량해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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