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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r 28. 2024

『그리드』, 21세기에는 OO 쇼크가 올 것이다




코로나 이후 더더욱 ESG니 해서 환경과 관련된 내용들이 이슈가 된 지 오래다. 특히 기후 위기가 심화 되고 재생 가능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기 인프라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드저자그레천 바크출판동아시아발매2021.06.23.



전력망의 변화는 실제로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 변화 중 하나이다. 기후 변화를 완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향상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새로운 에너지원에 적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세기에 오일쇼크가 있었다면, 21세기에는 전기쇼크가 있을 것이다”라며 책 『그리드』에서 강조하고 있다. 진행 중인 기후 재앙은 화석 연료에서 풍력, 태양광, 수력 발전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의 신속한 전환의 필요성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전기를 생성하고 분배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그리드』의 그레천 바크Gretchen Bakke 인간·환경시스템변화 통합연구소 교수는 설파한다. 



주로 안정적인 중앙 집중식 전력원을 위해 설계된 기존 전력망은 재생 가능 에너지의 가변적인 특성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그리드 전환의 시급성에 대해 전기의 역사를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웃 아줌마가 말해주듯이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다. 


『그리드』의 저자가 아주 독특하다. 전기의 그리드에 대해 문제 제기한 그레천 바크는 의외로 인류학자이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사회 기반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붕괴 됐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를 연구 중이다. 인프라, 경제체제, 에너지 체계, 문화 제도가 무너졌을 때 발현되는 인간의 창의성과 가치관의 변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책은 여성 학자의 섬세한 눈으로 기존 그리드의 문제점에 대해 방대한 자료를 갖고 와 우리를 설득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누구나, 아무나 쓸 수 있는 전기가 초기 전기화 시대에는 구매할 여력이 있는 엘리트를 위한 생산물이었단다. 이때는 전기가 공적인 산물로 생산되지도 않았고 판매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지금 태어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먼 불 꺼진 세상에 살 뻔했다. 




책에 인용된 역사가들에 따르면 대공황 이전까지는 값싼 물건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생각 자체가 아예 없었단다. 지금처럼 ‘대량 판매 시장’이나 ‘소비자 문화’라는 개념은 전기회사 때문에 생겨났다. 필요에 의한 발명처럼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대중에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이 생겨난 셈이다. 





『그리드』를 읽으며 저자의 건강한 시각보다는 제너럴 일렉트릭의 공동 창업주인 토머스 에디슨의 철저한 사업가 마인드에 무릎을 쳤다.



제너럴 일렉트릭을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는 전력 회사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단지 플러그에 꽂으면 작동하는 것들만 임대했다가, 나중에는 이러한 물품들을 판매했다. 이들은 현금 흐름을 두 가지 방법으로 창출했다. 

첫 번째는 냉장고를 파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이를 계속 가동하기 위한 전기를 파는 것이었다. 이는 전기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전기는 더 이상 엘리트를 위한 생산물도, 단순히 조명을 위한 원재료도 아니었다. 

전기는 미국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잠재적 시장을 형성한 새로운 상품이었다. 이제 전기는 소수를 위한 상품이 아닌 대중에게 조명, 난방, 동력을 제공하는 힘을 의미했다. 

-『그리드』, p.102

가독성을 위해 임의로 단락을 나눴음을 밝힙니다. 



발전, 송전, 전구까지 올인원으로 판매한 에디슨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테면 에디슨의 행보는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이바지했다. 



마치 애덤 스미스가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 제조업자들의 박애심 덕분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돈벌이에 관한 관심 덕분이다.”라고 말한 이치와 같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공익(公益)을 추구하려는 의도도 없고 자신이 공익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조차 모르는 이,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이는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의도하지 않았던 부수적인 결실도 얻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에디슨의 사업가 정신 또한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같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동안 한국의 전력망인 그리드는 미국에 비해 싱싱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처럼 블랙아웃이 안 일어난 다고 해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한국도 그리드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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