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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ver Jul 15. 2020

[뉴미디어냥] 스트리밍 OTT 삼국지의 서막 (뚜둥)

한국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넷플릭스, 왓챠, 카카오M + 쿠팡

허프포스트 코리아 시니어 비디오 에디터입니다. 닷페이스 프로듀서로 뉴미디어 생태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출근하랴, 글을 쓰랴 생각보다 해야 할 것들이 많아 이렇게 오랜만이다. 엊그제 단체 슬랙방에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기사 내용은 카카오M이 3년간, 3000억을 투자해 K-드라마, K-영화를 제작하겠다는 발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기사 며칠 전 접한 또 다른 기사는 쿠팡이 싱가포르의 스트리밍 사업자를 인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대체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 번쯤 이 내용을 개괄적으로 정리할 필요를 느꼈다. 결국 내 생업과도 연결된 부분이기에.


2016년 이후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스트리밍 구독 모델의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에는 구독 모델이 일상화되며 1인 3 스트리밍 혹은 1인 5 스트리밍 시대가 도래할 것이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른 자본들과 어떻게 융화되고 변화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삼국지 시나리오를 써보도록 하겠다. 우선, 넷플릭스는 조조의 위나라다. 위나라는 진나라의 황제를 등에 업고 막대한 부를 운용한 탄탄한 국가였다. 또, 주변에 좋은 전략가들을 두루 뒀고, 막강한 용병들이 위나라의 군대를 통솔했다. 넷플릭스도 이와 같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막대한 부를 운용해 <킹덤>, <인간수업> 등 걸출한 작품들을 제작해 냈다. 봉준호의 <옥자>도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선보였으니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이란 정말 어마어마하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업계를 이끌고 있는 곳이 바로 넷플릭스다. '동탁'이었던 블록버스터를 무너트린 넷플릭스다.



왓챠는 손견의 오나라와 같다. 강동 땅의 주인 손책이 세운 오나라는 지리상 안전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기에 군대를 육성하고, 방어를 하기에 유리한 국가였다. 왓챠가 그렇다. 한국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왓챠는 영화 평점을 매기는 어플로 시작해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더니 왓챠 플레이어를 시장에 내놓았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왓챠. 끈끈한 동료들로 뭉친 스타트업의 특성은 손책을 중심으로 탄탄한 군사력을 자랑한 오나라와 같다. 국내 사업자라는 것이 아쉬운 부분일 수 있지만 K-콘텐츠가 각광받는 지금 오히려 득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사업자들의 특성이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기 때문. 생각보다 '믿음'을 얻는다는 것은 어려운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사실 지금의 시기는 삼국지의 대목 중 적벽대전 바로 직전의 시대인 것 같다. 위, 촉, 오가 명확히 나뉘기 이전 촉과 유비와 손견의 동맹을 통해 조조를 '거의' 몰아냈던 그 시기 말이다. 그렇기에 유비의 촉 나라는 어느 곳이 될지 미지수다. 내가 예상하고 있는 곳은 '카카오M' 혹은 '쿠팡'이다.



카카오M 설립 이후 처음 열리는 사업설명회라는 설명에 덧붙여 카카오M에서 발표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

2. 구체적으로는 연간 15편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

3. 연내에 카카오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론칭하겠다.


그리고 그 이전에 발표된 쿠팡의 싱가포르 OTT 업체 인수 기사. 아마존 프라임이 롤모델로 보인다. 콘텐츠와 배송 베니핏을 엮은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포털이라는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유통으로 시너지를 내겠고, 쿠팡은 오프라인 물류서비스 선두주자라는 위치를 통해 콘텐츠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앞으로 지켜볼 것은 쿠팡이 어떤 크리에이터를 영입하느냐가 장기적인 쿠팡의 목적을 파악할 수 있는 힌트가 될 테다.


그렇다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선 좋은 소식은 당신이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한다면 '일감'은 충분할 것이다. 아프리카 BJ, 유튜버 편집자, 광고 영상, 바이럴 광고, 뉴스 미디어, 교육영상까지 앞으로의 문법은 모두 영상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영상을 업으로 삼으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찾길 바란다. 글이라는 방법은 같지만, 기사 (스트레이트, 탐사, 피쳐), 에세이, 광고 카피, 소설, 수필까지 '무엇'은 다르지 않은가.


기다려보라. 곧 스트리밍 삼국지가 본격화 되면 채용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그때 당신 포지션은 무엇일지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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