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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란 Mar 11. 2017

사람미치게, 매력있게 _ 독일

벼룩시장이 열렸던 마인강 언저리.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며 내가 느낀 것 중 하나는, 

우리 모두는 그저 '보통의 사람'이라는 거다.

사람. 이 단어를 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사전적 의미로의 명사 [사ː람] 은 

1.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2.  어떤 지역이나 시기에 태어나거나 살고 있거나 살았던 자.  
3.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  이다.


 그렇다면 독립해 있는 사람의로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상호의존하고 있는 나 자신이 느끼는 이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번 나의 행선지는 #독일 #frankfrut 였다.


라인강의 지류인 마인가 연변에 있는 상공업도시, #프랑크 푸르트 

독일의 경제·금융의 중심지로서 주식·상품거래소가 있고 

관광지로는 대성당, 뢰머광장, 괴테생가, 팔먼가든 등이 있는 이 곳.

여기서 나는 그간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큰 범주로의 한국인&외국인 이 틀을 깰 수 있었다.     




어느 한적했던 토요일. 마인강 주변 한 광장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참 신기했던 풍경. 

'이걸 지금 팔려고 가지고 나온거야?' 하는 철지난 물건들이 참 많았으니까.



집에서 사용하던 얼마 남지 않은 바디로션, 유행이 2~3번은 지났을법한 악세서리와 옷가지들.

그리고 10년 전 사용했을법한 가전제품들.

한국에서라면 쓰레기통으로 바로 들어갔을 법한, 그런 물건들이 벼룩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예쁜 골동품 하나 사가야지! 라는 마음도 잠시.

뭘 사야하지. 라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던 나에게 백발의 한 노인이 다가왔다.


집에서 고이고이 간직해온 골동품 액자 속 사진을 보여주며

"내 딸이야"라고 흐뭇하게 소개해주시던 백인 할아버지.


"내 딸이 어렸을 때부터 집에 걸어둔 액자인데
이제 다른 사람이 소중하게 여겨주면 좋을 거 같아서"


액자 속 사진을 빼지도 않고 가지고 나온 모습을 보며 내가 잠시 착각했음을 느꼈다.


이 벼룩시장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추억과 시간. 그리고 감정을 나눠주는 장소였음을.

이를 느끼고 나니 그들은 그저 광장에 모여 이웃들과 이야기 나누며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게 더 큰 목적인듯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와 이야기 나누며 내가 느낀 것은

모두에게는 가족의 애틋함과 소중함이 있고

이는 절대 지울 수 없는 추억이라는 것.


그 소중함을 표현하는 방식과 그 경험을 나누는 방식이 다를 뿐, 

모두에게 우리는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지만

그저 어린시절 구멍가게 아저씨처럼 푸근했던건 나뿐만이 아니었으리라.

헌데, 이상한게 그 풍경이 너무 달랐다.  

마인강 너머 펼쳐진 그 편안함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사람 미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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