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운 Dec 11. 2023

어서 오세요, 제주의 작은 집 •커앤도•입니다

커앤도에서 보내는 아침, •해피맥모닝클럽•

어서 오세요, 커앤도 작은 집입니다.


주말이 되면, 눈을 부비적 거리며 일어나 커피를 내린다. 혹은 차를 우린다. 뜨거운 컵을 들고 천천히 복층 계단을 올라간다. 복층 한 구석에 있는 작은 나만의 공간에 찾아가 앉는다. 뒤에 쌓여 있는 다이어리에서 모닝페이지를 적을 미도리 다이어리를 꺼낸다. 타이머를 30분으로 맞춰 놓은 뒤, 아직 잠에 빠져 있는 뇌가 하는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본다.


어떤 날엔 일기 가득 피로함이 묻어 나오고, 어떤 날엔 희망이 가득 차있다. 마음속 숨어있던 우울감을 발견하기도 하고, 숨겨뒀던 마음속 얼룩진 부분을 찾아내기도 한다. 해결하겠다는 마음보다는 들여다보고 나의 마음을 알아채고, 마주하는 것. 모닝페이지를 쓰는 이유다.


이 시간을 ‘해피맥모닝클럽’이라고 부른다. 맥모닝을 먹을 때의 행복감을 아침에 종종 느껴보자는 의미도 있고, 귀엽기도 하니까. 맥도날드를 먹으려면 1시간 30분 버스를 타고 시내를 가야 하는 이곳 제주의 시골에선 실제 맥모닝을 먹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으니, 이름만이라도 붙여보는 것으로 즐거움을 대신했다. 해피맥모닝클럽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하루의 자유시간을 보낸다. 청소를 하기도 하고, 맛있는 점심을 차리기도 하고, 세화 하나로마트로 가서 장을 봐오기도 하는 이인가구의 삶을 산다.


주중의 피로했던 마음을 씻어내리는 제주의 작은집, 커앤도에서의 주말 아침 시간이 지난다.


어서 오세요, 커앤도로.

작가의 이전글 읍내에 삽니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