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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학 Sep 05. 2021

내 편을 만들기 위한 이기적임

인생은 혼자일까 함께일까, 가끔 이런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혼자인 게 너무 편해서 집을 나오고,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를 마음껏 느끼다가도 늦은 밤 집에 돌아와 방 불을 켜면 덩그러니 놓인 자신의 모습을 보며 외로움에 빠져버릴 때도 있지요.


어릴 때 친구끼리 싸우면 사이에 남은 사람은 곤란한 상황에 처합니다. 너는 누구 편이야? 대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은 참으로 난처합니다.


사회에서도 내 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고, 나에게 더 이득을 가져다줄 모임을 찾아 라인을 탑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룰 속에서 단합을 펼치는 끈끈함을 보이지만, 어쩐지 저는 그것이 진실처럼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어느 날, 다니는 회사의 사수가 갑자기 퇴사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에 머릿속이 하얗게 지워지는 듯했지요. 이유를 묻자 대답은 상사와의 트러블, 그리고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었습니다.


끈끈한 그들만의 모임 속에서 트러블이 생기고, 자신의 편이라 굳게 믿었던 사람에게 어릴 때 싸우던 그대로 '너는 누구 편이야?'라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배신감이 너무 커서 결국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잘 지내라 쿨하게 인사하는데... 자신의 인생, 자신의 선택에 있어서 타인인 제가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편이 되어주고, 나에게 편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 따뜻한 모습입니다. 반면, 그 이면에 그 따뜻함을 차지하기 위해서 행하는 모습들은 참으로 이기적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려면 자신이 독해져야 하는 부조리한 현실이 씁쓸하지만, 그래야 이 험난한 세상에 적응할 수 있겠지요.


그래도 끝까지 노력은 해보려고 합니다. 나의 상처가 억울해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으니까요. 분명 인간관계, 사회생활, 모든 시간을 보내면서 받을 상처는 셀 수 없을 테지만, 참고 버티고... 서로에게 의지하다 보면 상처는 언젠가 아물 것이라 믿고 나아가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모두가 "함께"라는 진실된 따뜻함을 품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 희망합니다.



인스타그램 @yha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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