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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Dec 11. 2023

#5 부산국제주류박람회를 다녀오다.
(1화)

+ 책 한 권 추천해 드립니다

 지난주 토요일인 12월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주류박람회에 다녀왔다. 이런 박람회를 가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갈고닦아 만든 제품을 들고 와서 열정적으로 홍보한다. 주말도 반납하고 먼 부산까지 와서 무언가를 이뤄내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동기부여가 된다.


 그들 중 누군가는 그 제품으로 엄청난 주류회사를 일궈낼 수도 있다. 대부분 그 정도의 포부와 열정이 있기 때문에 주말에도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주류회사 홍보팀에서 억지로 끌려 나와 강제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분들도 있었다 ㅋㅋ)


 서울에서 출발하는 긴 일정이었기에 하루로는 부족할 것 같아 1박 2일의 일정을 계획했다. 나는 여행을 할 때 계획을 빡빡하게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KTX값이 생각보다 비쌌다. 왕복으로 치면 약 12만 원 정도 소요됐기에 이왕 가는 거 기차 값은 뽑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빡빡하게 계획을 세웠다.


<부산여행계획>


1일 차

6시 30분 서울역 도착 -> 맥모닝으로 아침해결 -> 부산역 9시 30분 도착 -> 베이크백 카페에서 빵으로 배고픔 달래기 -> 광안리로 이동 -> 광안리수변최고돼지국밥 예약대기걸기 -> 남천녹차 빙수 -> 벡스코 주류박람회 관람 -> 남포동 이동 -> 숙소에 짐 내리고 이재모피자 픽업해 오기 -> 깡동시장 구경 후 깡돼후 먹기


2일 차

아침으로 양산집 -> 점심으로 범일동 60전전통할머니국밥 먹기 -> 점심 먹고 서울로 복귀


계획도 다 세웠겠다, 이제 부산으로 출발하는 일만 남았다.




토요일 새벽, 기차를 타기 위해 오전 5시 30분쯤 집에서 나왔다.


 내가 사는 동네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매일 도로에 차가 꽉꽉 막히는 동네다. 그런데 웬걸, 새벽에는 이리도 차가 없다니.. 서초역 -> 사당역 -> 서울역으로 가야 했는데 사당역까지 지하철 첫차가 좀 늦어서 버스를 타고 사당역까지 간 뒤 지하철로 갈아타서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6시 27분 도착. 내 기차는 6시 56분. 아직 29분이나 남았다. 나는 원래 아침도 안 먹는 스타일이지만 새벽에 일어나면 분명 기차 안에서 배가 고플 것 같았다. 그래서 맥모닝을 사서 기차에서 먹을 생각으로 일부러 일찍 도착한 것이었다. 


 베이컨에그 맥머핀을 시켰고 가격은 버거+커피(콤보)가 3,700원이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아침식사로 매우 훌륭한 퀄리티라고 생각한다.

 나는 평소에도 햄버거를 자주 사 먹고 좋아하는 편인데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햄버거는 빵+고기+야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콜라는 제로콜라로 바꾸고 감튀는 먹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어느 정도 건강식(?)이라는 나만의 뇌피셜이 있기 때문이다. 

 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답게 어딜 가서 시키든 5분~10분만 기다리면 음식이 나오고 줄 서서 주문을 하는 일도 거의 없기 때문에 후다닥 한 끼를 때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햄버거는 한 손으로 잡고 우걱우걱 먹으면 되기 때문에 다른 음식들처럼 양손을 써야 하거나, 수저를 계속해서 집어 들어야 하거나 칼질을 해야 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친구와 맥머핀을 먹으면서 떠들다가 다 먹고 나서는 책을 집어 읽기 시작했다. 부산까지 2시간 이상 가야 했기 때문에 기차에서 책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미리 사둔 책이 있었다.


내가 사둔 책은 더퍼슨스에서 출판한 '창업을 한다는 것'이라는 책이었다. 지금 보니 출판사 대표님이 브런치 작가이며 이시용(더퍼슨스 에디터)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계시다.

부산까지 가는 내내 시간을 가는 줄 모르게 읽었고 도착할 때가 되니" 아.. 왜 벌써 도착했지? 30분만 더 가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훌륭했다. 

이 책에는 총 8명의 창업가들이 나온다. 

(1) 우리에게 스케줄청담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주)스케줄코퍼레이션의 권동혁 님, (2) 위탁판매와 제조업을 하고 계신 엠빌더의 이규호 님, (3) 강원도 춘천의 감자로 사업을 시작해 감자빵 신화를 만들어낸 농업회사법인 밭(주), (4) 식당에 가도, 술집에 가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테이블오더계의 절대강자 (주)티오더의 권성택 님, (5) 고택과 구옥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미디어 제작공간을 대여하는 팀컴바인드의 조소라 님, (6) 화장품업을 기본으로 물류, 마케팅, 부동산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분야로 뻣어나가고 있는 (주)에이비티아시아의 김한균 님, (7) '필자생'이라는 필명으로 온라인 e커머스 업을 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크루의 필자생님, (8) 마지막으로 닭발 프랜차이즈인 지랄닭발을 운영하고 있는 유현덕 님이 이 책의 인터뷰이로 등장한다.




 이 책이 정말 매력적인 점은 8명의 창업가들이 자신의 창업스토리를 디테일하게 풀어준다는 점이다. 좋았던 순간, 슬펐던 순간, 과거의 이력, 앞으로의 계획, 매출 규모까지 자신의 모습을 A TO Z로 여과 없이 독자들에게 오픈해 준다. 인터뷰어가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쏙쏙 잘 던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접 인터뷰하여 대화체로 엮어놓은 책이라 책을 보고 있으면 영상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이 든다. 분명 누구든지 쉽게 쉽게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고 만화책처럼 한번 잡으면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책이 작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도 매우 편하다)


 인터뷰 형식의 책을 읽다 보면 타인의 삶에 잠시 들어가 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평소에는 내 삶에 집중하느라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면, 혹은 현재 나의 삶의 방향성에 대해 갈피를 잡기 힘든 사람이라면 타인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영상이나 책 같은 매체를 통해 교감하는 것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렇게 타인의 삶에 들어가 헤엄치다 보니 어느새, 부산에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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