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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자 Nov 12. 2022

첫니 뽑던 날

달 전부터 흔들리기 시작해

기다리고 있던 앞니... 가 아닌

아랫니가 후 달 후 달~


마음은 급한데

집에서 뽑아본 적이 없으니

아빠도 나도 괜히 조심스러운 마음에

퇴근 후 야간 진료하는 치과로 갔다.

출발은 진심인지 허세인지

이 뽑으러 가는 걸 알면서도 신난다는 딸.

치과 앞에 다다르자

긴장된다며 솔직해지고 만다.

치과에 들어가서는 겁이나 울상일 법도 한테

의외로 의연하게 버틴다.

괜히 이것저것 물어보고

책꽂이에 꽂혀있는 어린이용 책들을 보며

봐도 되냐 물어서 된다고 했더니

한 권을 뽑아 든다.


책을 뽑아들 긴 했지만 

제 이름을 언제 부를지

마음은 진료실 눈치보기 바쁘다.

손은 부산스럽게 책장을 넘기고 있지만

눈동자는 안절부절~

드디어 차례가 오고

베드에 누우니

여섯 살답게 잠시 칭얼댄다

의사 선생님께 아프다고 불쌍한 도 해보고

벌리라는 입도 앙 다물어보고 반항을 하지만

다행히 이 모든 순간이 30초 이내..

아~~ 크게 벌리세요~

꼬맹이의 작은 입안에 코딱지 만한 이를

무지막지한 집게로 잡아야 하는데

겁먹은 아이는 입을 영 시원치 않게 벌린다.

의사 선생님과 실랑이를 하나 했더니

내려놓으시는 집게..

입을 안 벌려서 실패했나 했더니

이미 끝난 후다 ㅋㅋ

아이도 나도 어리둥절  ㅎㅎ


잔뜩 긴장했던 아이는

싱겁게 끝나버리자 자신감 급상승~

울지도 않고 용감하지 않았냐며

자기 자랑이 한창

ㅎㅎ


내일 유치원에 가면

자랑할 마음에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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