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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Co Aug 07. 2023

뭉크|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니라 비명을 듣고 있는 남자

삶의 본질, 불안을 그려낸 화가 


주황빛 거친 하늘에 마치 왜곡된 선처럼 보이는 하늘은 어쩐지 불안감을 조성한다. 뿐만 아니라 해골같은 얼굴에 입을 벌린채로 소리를 지르는 듯 서있는 이 남자의 그림은 대중성 있는 작품이다. 뭉크의 <절규>. 굉장히 감정적이고 두려움과 불안을 자아내는 이미지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관람객들은 이 작품이 불안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왜 작가가 이런 불안을 그려내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작가 뭉크의 또 다른 작품 <키스>에도 불안감이 담겨져 있다. 클림트의 키스가 황홀감을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다. 이렇듯 뭉크가 평생에 걸쳐 그린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공포와 불안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 담긴 정서는 그의 내면을 대변한다. 어린시절 그의 삶은 죽음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의 어머니는 뭉크가 다섯살에 폐결핵으로 죽음을 맞이했고 이후 누나도 같은 병으로 그의 곁을 떠났다. 또한  자신도 매우 병약하여 잔병치레가 심했고 이로인해 늘 의기소침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여동생은 어린 나이에 정신병에 걸렸으며, 이후 형제 중에 유일하게 결혼을 한 남동생마저도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절망적일 수 없겠다. 


그의 삶은 온통 공포와 불안으로 뒤덮여 있었고 그것을 작품으로 내재된 감정을 표현한다. 제목<절규>만 들었을 땐 당연히 해골 같은 남자가 비명을 지른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남자가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비명을 듣고 있는 것이다. 원래 이 그림에 붙여진 독일어 제목은 'Der Schrei der Natur'로 '자연의 비명'이다.


뭉크는 자신이 남긴 일기 한 구절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해가 질 무렵, 친구 드 명과 길을 걷고 있었다. 별안간 하늘이 피처럼 붉게 변했고 나는 공포에 질려 다리 난간으로 다가갔다. 불꽃 같은 혀가 검푸른 협만과 마을을 날름거렸다. 친구들은 무심히 걸었지만 나는 그 자리에 못박혀 섰다. 공포에 떨면서...바로 그 순간, 대자연을 가로지르며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끝없이 들려왔다."


뭉크는 정신질환이 있었고 늘 여러가지 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릴적 연달아 경험한 죽음의 불행 때문에 스스로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종종 오는 발작의 순간을 <절규>라는 작품을 통해 그려냈고 우리는 뭉크의 불안감을 이 캔버스를 통해 체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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