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갔다, 이게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흔하게 수능 보고,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갔다, 가고 보니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때 나의 전공은 법학과였다. 수시 원서를 쓸 때, 기억으로는 10군 대를 썼었다. 그 당시 나는 설마 여기 대학, 이 전공만 합격하겠어라고 생각하고 지원했지만... 딱 합격받은 대학은 여기뿐이라서 다니게 된 전공이었다. 막상 여기만 합격해서 대학을 들어가게 되니, 부모님과 친척들은 대학교의 위치가 통학에도 좋고, 나와서 공무원 하기 좋은 학과라고 나쁘지 않다고 하셨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고 보니, 좋아하지 않는 걸 공부해서 취업을 한다 해도, 취업 후로도 항상 꾸준히 그 분야에서 배우고 공부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렸을 때, 늘 부모님이 말하던, 좋아하는 미술은 취미로 두고 취업 가능한 쪽으로 공부해서 돈 벌어서 취미를 즐겨라는 나에게 더 이상 진실된 말이 아니게 되었다. 좋아하지 않은 분야를 전공해서 취업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서 보니, 남의 돈 버는 일은 쉽지 않아서, 평생 배워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엄청난 후회를 했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미술학원도 다녔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취미로 즐겨라고 하셨다. 중학교 때, 한 번은 아빠가 술 먹고 들어와서, 진짜 미술을 전공하고 싶으면 집에서 지원을 해주마라고 하신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미술로 살기 힘들다는 말도 같이 하셨던 거 같다. 항상 미술 전공해서는 밥벌이하기 힘들다고 들었던 나는 미술 전공을 하겠다고 용기를 내지 못했다.
조금은 늦었지만, 나는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 당시 나는 이제 대학교 2학년이었다. 법학과생임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만큼 회화과의 전공 수업들을 일 년 수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