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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Nov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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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46221

1226456 성동혁


별이 떨어진다면 당신이 있는 공간으로


네가 아침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었을 때

천장을 뚫고 쏟아지는 별들


난 그 별을 함께 주워 담거나

그 별에 상처 난 너의 팔을 잡아 주고 싶었다


지나 보면 역시나 난 할 줄 아는 게 없었는데 너에겐 특히나 그랬다


조용히 밥을 먹는 너보다 더 조용히 밥을 먹으며 너를 고요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나의 고요한 아이야, 가끔은

시끄럽게 너와 선루프를 열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정적이 찾아올 때

벌거벗은 나의 등을 안아 주던 게 생각난다

너는 작고 나는 포근했다


우린 오래오래 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 든다


네 머리를 쓰다듬고 강에 뛰어들고 싶다

오래오래 허우적거리며 손의 감촉을 버리고 싶다


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

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보게 되었다


너를뭐라불러야할지모르겠다



6546221


어젯밤엔 너의 방에서 별이 솟았다


나는 아무것도 못한 채 하늘만 바라봤고

그 별에 하나, 둘 씩 나의 밤이 없어져갔다


그럴 때마다 난 눈을 감거나

눈을 가리거나 코랑 귀도 막았다


결국 아무 소용없던 것이 너의 밤과도 같았다


나는 그날 너무 많은 말을 건네서, 앞으로는 아무것도 건넬 수 없게 되었다


내 부서진 사랑아, 나는 아직도 너를 그리고 바라면서도

아무리 다가오지 않은 너도

밤만 되면 찾아와서

별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너를 너무 짧게 사랑해서 오랫동안 못 보게 되었다


언젠간 또 밤이 올까

그러면 난 그 밤에 어떤 색을 입혀야 하나


어울리는 것도 아닌 것도 너무 많아

내 슬픔은 담길 여력조차 없는

그런 밤이 있다


술에 취한 너한테만 전화가 와서

오늘이 부디 좋거나 안 좋거나 한잔하길 기도하기도 했다


입에서 생각까지 이어지는 경로

난 그 속에 주저앉아 아무 말도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모든 어둠은 너겠거니 하며 지새운 밤들이 있었다


들을 수 없는 노래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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