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변화가 필요해
일단 그냥 하는 힘, ‘그냥력’ 덕분인지 이번 10일 동안도 무리 없이 완주를 했다.
그런데, 기록이 뒤죽박죽이다. 어떤 날은 열정모드 6분대, 어떤 날은 걷뛰 해서 10분대, 어떤 날은 걸어서 13분대... 1km당 평균 기록이 달랐다. 더웠다 추웠다 흐렸다 하는 날씨처럼 나의 기록도 날뛰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매일 일단 그냥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매일 하는 것은 가능해졌고 내 입맛에 맞게 뛰고 걸으니 크게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되었다.
그냥력을 넘어서야겠다고 느꼈다. 웨이트 운동을 할 때 익숙해지면 무게를 더 치거나 빈도를 높이는 것처럼, 나의 달리기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그리고 양심적으로 가장 먼저 지켜야겠다고 느낀 건 ‘평균 6분대’의 시간이다. 쉬지 않고 3km 이상을 뛰면 1km 당 평균 6분대의 기록이 나온다. 독기? 가 가득하거나 컨디션이 좋으면 평균 6분 30초대, 적당한 페이스로 기분 좋게 뛰면 평균 6분 50초대로 나온다. 달리기를 100일 동안 매일 했는데, 기록이나 체력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어딘가 이상한 달리기, 제대로 하지 않은 달리기가 될 것이다.
단순히 나를 돌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달리기인데, 막상 하니까 할 수 있는 만큼 나를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되었다. <1km당 평균 6분대의 기록을 넘지 않는다>는 규칙이 생겼다. 이제 날씨도 추워지기 때문에 빠르게 열을 내고 후딱 귀가하는 것 좋은 선택일 듯하다. :)
자연은 스스로 자(自), 그럴 연(然).
스스로 그러한 상태를 의미한다. 태양이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하는 것은 시스템이다. 원할 때 뜨고 지고 하지 않는다. 일관성이 있다. 나도 자연이니 최대한 기복 없이 시스템을 만들어 가보고자 한다.
매일 하는 것을 넘어, 기록의 기복 없이 일관성 있게 하는 연습을 시작한다. 다음은 달리는 때도 아침으로 고정해 봐야지.
그냥을 넘어서면 무엇이 있을까?
일관성 있는 달리기는 무엇이 다를까?
어떤 변화가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