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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보람 Jun 28. 2018

구급차 속 세상

출동번호 4. 차 좀 비켜주세요

구급차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응급상황 시 도로에서 차들이 일사분란하게 양쪽으로 피해주어 길을 만들어주는 장면일 것이다.


실제로 삐용-삐용- 소리를 내며 출동 시 차들이 많이 비켜주어 구급차 안에서 운전자분들께 감사함을 느낀다.


구급차 일을 하며 가장 사람들에게 홍보 및 운동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구급차 비켜주기 이다.

메스컴을 통하여 구급차 안에서 일어나는 긴박한 상황, 구급차 비켜주기 등 대중에게 인식을 많이 바꿔준 것 같다. 출동을 다니며 도로위 '구급차 먼저'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을 보면 정말 감사드린다.


병원에서 다급한 목소리의 출동전화가 왔다.


“M.I.(심근경색) 환자인데 빨리 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심근경색은 심장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 막힌 환자로 심정지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매우 응급상황이다.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 발생시 C.P.R(심폐소생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도 긴장하며 출동을 갔다.    


병원에 도착하여 환자분은 40대 아저씨께서 가슴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하고 계셨다.


“언제 arrest(심정지)날지 몰라요. 빨리 이송해주세요”


“아!”


지속적으로 통증을 외마디로 표현하시는 환자분을 구급차로 이송하고 심전도와 혈압, 포화도등을 모니터에 달았다.

좋지 않은 심전도였다.


‘삐용-삐용-’


구급차 사이렌소리를 크게 틀고 빠르게 이송을 시작하였다.

심정지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나는 환자 얼굴과 모니터에 떠있는 심전도그래프, 포화도, 심박수에서 눈을 땔 수 없었다.


 “으으”

 “아”

 “악”


환자는 가슴을 웅켜잡고 외마디 소리를 내시며 통증을 호소했다.

나는 정상적이지 않은 심전도그래프를 보며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C.P.R에 대비하기 위하여 엉거주춤하게 왼손으로 모니터 위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구급차가 먼저’ 운동은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릴 경우 지체없이 도로 양쪽 옆으로 차량을 이동해주어 빠르게 병원 이송을 할수 있도록 해주는 것 이다


‘빵-빵-’

구급차의 경적소리가 난다.

아마도 차중에 한 대가 안 비켜 주고 있으리라.

앞에 보조석에 타고 있는 보호자의 욕소리가 들린다.


“끝까지 안 비켜주네”


보호자분은 가족의 위급한 상황에 비켜주지 않는 운전자에게 화가 많이 나셨다.


“자기 가족이 였으면 저렇게 했겠냐고!! 진짜 너무하네!!”


나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심정지상황에 잔뜩 긴장하여 모니터 화면만을 쳐다보았다.    

결국 구급차가 다른 차선으로 이동하였고 곧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응급실 의료진에게 인수인계를 하며 환자를 병원침대로 옮겨드린 후 병원 밖으로 나왔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환자분의 치료와 회복에 더 큰 어려움이 생겼을 것이다.     


대부분의 모든 차들은 구급차가 큰 사이렌 소리를 내며 달려오면 비상깜빡이를 켜고 비켜준다. 하지만 그 와중에 끝까지 안 비켜주시고 심지어 이동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환자를 태우지 않은 구급차가 과속하고, 법적인 조건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구급차에 환자를 태우는 내용 등의 뉴스를 보고 도로위 달리는 구급차가 정말 응급상황일까?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다.



감히 내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구급차 안의 상황을 자신이 짐작하고 판단하여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구급차를 도로위에서 안비켜 주거나 차량진행을 방해하는 행동은 하지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구급차 먼저' 당신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다.


1분, 아니 1초가 급한 한 생명을 위해 진심을 다해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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