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고통’없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쉽게 얻어지는 것에는 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가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사탕을 예로 들어보자. 과거 원시 시대에는 당분 섭취를 위해 정제되지 않은 열매 채집이 필요했다. 때로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야 했다. 채집한 열매는 보관도 어려웠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단순당이 함유된 음식을 너무나 쉽게 먹을 수 있다. 쉽고 간단한 패스트푸드(fast foods)류는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섭취가 가능한 만큼 과용으로 인한 비만, 성인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과도한 영상 콘텐츠 소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책 한 권에 대한 요약을 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짧은 영상 콘텐츠를 보고 나서 책을 읽은 것 같은 만족감이 들었다면 당장 점검이 필요하다. 영상을 보는 선택은, 만약 당신이 책을 읽었다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사라지고 누군가의 생각으로 대체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처럼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이미 형성된 간편한 정보를 소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편향에 휘둘리며 생각의 깊이는 점차 얕아질 수 있다. 반면에 지식탐구를 통한 새로운 통찰을 얻는 과정에는 고통이 따른다.
Everything worth pursuing comes with little pain. The trick is not minding that it hurts. - H. Morgan
모든 가치 있는 것을 이루는 데 있어 고통은 수반되기 마련이다. 인공지능이 일반화되는 AGI시대에 특히, 데이터를 찾고 정보를 이해하는 정도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교양을 통해 가치 있는 지식으로 전환하고 통찰을 통해 지혜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일은 시간과 고통이 따른다. 지적으로 자기 주도적인 자유를 느끼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른다. 여기서의 고통은 노력, 탐구, 독서, 생각 등의 지적 활동이며 이러한 고통의 과정은 성취, 성공, 만족감, 지속가능성 등의 보람으로 승화된다.
모순적이지만 고통의 씨앗으로 희망과 보람을 싹 틔우게 되는 것이다. 지혜를 갈구하는 지금의 노력은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으며 언젠가 반드시 보답한다.
고통의 씨앗이 희망을 싹 틔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