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리쏭 Oct 20. 2023

게으른 완벽주의자로 산다는 것


어느덧 10월이다. 본업과 내가 맡은 일, 하고 있는 자격증 공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달려온 한 해이다. 그리고, 다 잘 해냈다고 믿고 싶기도 하다.


그 이외에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하며 나 자신을 채찍질하곤 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협찬을 통해서 받는 수익이 어마무시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협찬 하나하나가 나의 취미를 수익화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회가 오면 일단 다 하면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받다 보니 어느 순간 몸과 마음이 벅차기 시작했다.


최근에 받은 유튜브 협찬 건은 사실 아직 마무리를 하지 못해서 마음이 계속 찝찝하고 불편하다. 핑계에 불과하지만 유튜브는 사실 나의 주종목이 아니다. 협찬을 받기까지도 많이 고민을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야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부담이 되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부담이 되지만 완벽하게 잘 해내고 싶은 욕심에 미루고 미루다 보니 데드라인을 넘겨 버렸다.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 간의 시간을 벌었지만, 그 일주일 사이에 몸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를 내내 되뇌다가 어느덧 마감 하루를 앞두고 있다.


스스로 잘하고 싶은 부담감, 내가 해오던 것이 아니기에 생각보다 잘되지 않는 현실, 유튜브 그까짓 거 뭐가 그렇게 어렵나 그냥 하면 되지 생각했던 이상, 본업과 인간관계 등 또 다른 우선순위, 갑자기 따라주지 않는 건강과 체력, 이것을 마무리하면 또 다음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걱정.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기에 꿋꿋이 버티고는 있지만 힘들다고 말하는 나 스스로의 감정과 내면을 계속 외면했던 것 같다.


글을 쓴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지만 그냥 적어보고 싶었다. 괴롭다고 말하는 나의 몸과 마음을 부둥켜안고 스스로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불편함에 적응한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