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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serian Jan 27. 2020

개발자 전환 도전기 - 개발이라는 도구 들기

지난 20대는 전 세계 아동들과 후원자들을 연결하고 싶은 마음에 국제개발 NGO에서 뜨겁게 일했습니다.

앞으로도 선한 변화를 만드는 많은 미션에 기여하는 체인지 메이커+개발자가 되고 싶어 웹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 보기 :  엔지니어로 날개 펴기 




  코딩 부트캠프 이머시브 코스 16주 중 11주가 지나고 한 달 남짓이 남았다. 부트캠프 참여자로의 삶에 어느 정도 적응한 듯싶어 여유를 부려볼까 하면 바로 생경한 과제에 매몰되는 격으로 지난 3개월을 보내왔다. 남은 1달도 그러하겠지. 하루하루 앞만 보고 달리는 게 부트캠프의 매력 포인트이자 수렁인 것 같다.

오랜만에 회고 시작.


풀스택 경험하기란


  지난번 회고가 7주 차였으니 그간 1달이 흘렀다. 어떤 일들을 했나 잠시 되돌아보니, 자바스크립트로 "풀스택" 경험하기의 막바지를 경험했다. 그전까지는 단계적으로 리액트-리덕스로 클라이언트를 구성하고, 노드로 서버를 구성하는 것을 익혔다. 제대로 된 서비스는 클라이언트와 서버를 연결된 채로 공개되어야 하기 때문에 DB와 serverless 배포를 배웠다. 

일전에 회사에서 나름 BA(Business Analyst)로 CRM 개발 관리도 하고, 고객 데이터를 꺼내 분석도 해봤던 터라 DB 설계 단계가 매우 반갑고 익숙했다. 스키마 짜는 것도 내 적성에 맞았고... 아주 잠깐 이것 때문에 서버가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전체 학습 부분을 마무리를 지었다. 이제는 자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부딪히며 스스로 무언갈 찾아서 배워야 할 시기. 


  그런데 이 단계에 와서 "풀스택"이란 단어를 생각해보니 참 쉽지 않은 단어 같다. 처음 부트캠프에 참여하면서 '어떤 포지션에서 개발하고 싶냐'를 많은 사람들이 물어봤는데 나는 프런트는 자신이 없고, 백엔드도 잘 모르겠어서 그냥 "풀스택이요?" 정도의 답변을 내놨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못된 발상이었구나 싶다. 풀스택은 프런트도 백엔드도 잘 해내는 능력자를 가리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요즘 함께 공부하는 수강생들 사이에선 우린 지금 "foolstack"이라는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이니... 


  그렇다면 부트캠프에서는 왜 "풀스택 주니어 개발자 되기"를 어필하며 코스를 진행할까?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1. 스스로 구현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프런트, 백엔드, 배포라는 조각 퍼즐이 모두 필요하다. 한 조각이라도 없으면 스스로 뭔가를 단기간에 이루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다른 개발자 도움 없이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기본이더라도 MVP 구성을 위해서 개발단 전체를 익히는 과정이 정말 필요하겠다 싶다.

 2. 현업에서 어느 한 포지션을 결정해 업무를 진행하더라도 다른 퍼즐 조각들은 필수불가결이다. 

 예를 들어 내가 프런트 개발자가 되었다 치면, 백엔드와 데브옵스를 맡은 개발자들과의 소통과 협업은 당연하다. 그들이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어떤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내가 하는 일은 기계 부속품 만드는 일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대충이라도 큰 숲을 볼 줄 알아야 하니 말이다. 

 


서툰 도구를 들고 프로젝트 시작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2주 간 수강생들과 아이디어를 모아 직접 서비스를 만드는 자체 프로젝트 기간이 다가왔다. 16주 간의 부트 캠프 기간 동안 프로젝트는 2번이 진행되는데 이번 2주 프로젝트를 통해 "애자일 스크럼 방식의 개발 형태"를 익히고 4주에 걸쳐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일궈나가는 모양새였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이미 2주짜리 프로젝트를 마친 상태로 설 연휴를 보내는 중이다.


 지난 2주, 나는 매일 시간이 모자란 사람으로 살았다. 처음 어떤 서비스를 만들까부터 시작해서 어떤 모양으로 구조를 짜야하는지, 분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코드를 작성해야 하고 어떻게 각자 짠 코드를 이어 붙여 완성된 서비스로 내놓아야 하는지 등 정말 많은 단계를 경험한 것 같다.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런 상상을 했다. 아침에 잠깐 동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 후론 하루 종일 집중해서 내 코드 작성에 집중할 수 있겠지? 그간 매일 줌(zoom: 화상 업무 툴)으로 수강생들과 주고받으며 코딩하는 것을 해왔다면 이제는 내가 집중해서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겠다. 뭐 이런 생각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지난 2주를 겪어 보니 오히려 버그를 잡느라, 서로 제대로 된 것을 이해하고 있는지 대화하느라, 다른 동료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함께 해결하느라 대화하고 만나고 같이 코딩한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개발 걸음마 단계인 내가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도 확보해야 했기에 제일 만만한 "잠시간"과 "밥시간"을 줄였다. 프로젝트의 끝과 동시에 설 연휴가 시작된 것을 축복으로 느낄 정도로 피곤에 쩌들어 지냈다. 


 어쨌든 부족하지만 완성된 서비스를 보고 나니 '창작의 뿌듯함'이 잠시 나를 감쌌다.(아주 잠시였지만...)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를 얻어서 더 임팩트 있게 살고 싶노라 다짐하며 부트캠프를 시작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서툰 실력으로 일군 완성물을 보며 이렇게 나아가면 '내 다짐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된 과정이 앞으로도 훨씬 많겠지만 말이다.


아주 잠깐의 희망을 안고 또 5주 동안 생경한 삶을 살러 돌아가야겠다. 회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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