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serian Aug 09. 2021

응답하라 개발자 - 살아 있습니다

개발자로 살고 있습니다

개발로 선한 변화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고픈 마음에 서서히 경험치를 올리고 있는 개발자이자 체인지 메이커입니다.


이야기의 시작 :  체인지메이커 웹개발자로 변신




갑. 분. 브런치


입추가 지나니 그렇게 무덥던 여름도, 징글징글한 코로나도 아주 잠깐 잊고 그럭저럭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알 수 없는 기운이 돌아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남겨 본다.


그간 '잘 지내냐, 어떻게 지내냐, 개발자로 잘 살고 있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나는 매번 이렇게 안부에 답한다. "잘 지내지. 아직(?) 개발자로 일하면서 잘 살고 있는걸."

정말 내가 어찌 지내 왔는지 브런치 갬성을 살짝 부어서 답해본다면, '30대의 내 삶은 정말 녹녹지 않은데 그래도 개발자로서 마주하는 도전과 간혹 찾아오는 성취감으로 일상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정도일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저렇게 공부하고 개발자가 되었대요!'로 끝이 나버린 내 브런치를 찾아온 독자들이 얼마만큼인지는 꼬박꼬박 확인을 했는데 아마도 그들이 제일 궁금했던 건 '저 사람은 어떻게 개발자가 되었을까'였던 것 같다. 개발자로 살아가는 삶도 궁금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입사 6개월이 되면 후기를 써봐야지, 아니 개발자로 12개월치 월급을 다 받고 나면 한 번 써봐야지 싶다가도 그즈음이 되면 내 코가 석자인데 그냥 일이나 더 잘하자 싶어서 몇 번 드래프트를 덮었다. 아직 걸어온 길이 아기 걸음마 수준인데 벌써 되돌아보고 회고하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아직도 있다.


어떤 날엔 코드를 짜다가 너무 좌절하고, 어떤 날엔 새로 런칭한 피처(feature)를 쓰는 유저들을 보며 뿌듯해하고, 또 어떤 날엔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으니 주말엔 관심 좀 끄고 쉬자는 생각을 하며 1년 조금 넘게 개발자로서 인생을 살며 오늘의 내 모습에 이르러 온 것 같다.

몇 년 전 커리어 전환에 대해 그리고 내게 맞는 직무에 대해 깊게 고민하면서 자주 방문했던 카르멘님의 브런치에 잘 지낸다는 짧은 소식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그 글이 정말 공감이 갔다. 느낀 점도 많고 글로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도 많을 텐데 또 그냥 하루가 바쁘기도 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로 그랬으니까.



나를 찾아왔던 사람들


개발자가 된 이후로 생각도 못했던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특히 커리어 전환 고민하는 지인, 지인의 지인, 지인의 지인의 지인까지 연락이 닿았다.

몇 번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나를 찾아온 사람들은 대략 본인의 생각이 정리가 되었는데, 아직 부족한 몇 퍼센트의 확신을 얻고 싶어 하는 듯했다.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으니 모든 입장에 참 공감이 갔고, 밥 먹고 누워서 쉴 시간에 사서 고생하며 본인의 성장을 고민하는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렇지만 그들이 원했던  시원한 확신은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직 주니어 개발자인 내가  놓아라  놓아라  문제는 아닌  같다는 생각이 있었고, 내가 했던 선택이 그들 상황에 최선은 아니기에 나를 만난  고민할 거리가 늘어나  많이 고민하고 찾아본 다음 본인에게 맞는 길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부트캠프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결론 내리지 말고 기초적인 공부부터 해보면 좋을  같아요."
"회사 관두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정말 최선인가요? 회사에서 지원받으면서 공부할 방법은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희망 회로를 그리는 그들에게 이런 저런 반박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개발자가 되기 전에 정말 궁금했던 것


내가 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계속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나의 성장으로 끝나지 않고 어딘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대도 컸고 궁금한 것들도 많았다. 개발자가 되기 전부터 궁금했던 몇 가지에 대해 짧게 자문자답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1. 개발이 정말 적성에 맞을까?

so far, Yes.

로직을 정하고 구현하고 동료들과 논리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  같다. 개발자가 되기  개발이 업인 지인들에게  성격이 개발에  맞을지 묻고 다녔는데 그때 그들의 대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같다. 물론 개발자로서 개발을 잘하냐 와는 다른 이야기이다.


2. 정말 개발자는 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까?

내 짧은 경험으로 쉽게 답하긴 어렵지만,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계속 흡수하는 것은 필수인 것 같다. 안 그러면 일을 못하니까. 그런데 정말 성장하고 싶으면 그 이상을 해야 하는 것 같다. 나도 지난 1년은 주어진 업무를 해결하는데 급급하다는 변명에 "그 이상"에 해당하는 노력은 하지 않았기에 매번 반성하고 있다. 다행인 건 (적어도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주변에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계속해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다.


3. 개발자가 일하는 방식이 많이 다를까?

그들만의 일하는 방식이 있고,  방식이 다른 직군과는 많이 다른  같다. 개발자가  동료들과의 회의를 떠올려 보면 '영감이 되거나 혁신적인 경험, 새로운 시도와 접근 방식' 많이 고민했던  같다. 개발 직군으로 일하고 있는 지금은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결정, 논리적인 설득과 합리적 수용의 과정'  많이 차지한다. 이런 방식 때문에 개발이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게  것도 있다.



글을 쓰다 보니 개발자로 살면서 느끼는 것들 중 함께 나누면 좋은 주제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오늘처럼 기분이 내키는 날이 와 개발자로 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보따리를 풀 수 있기를...

다음을 기약하며.



Photo by Katya Austin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