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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라이트 Mar 18. 2023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관점에서 일레클 서비스 분석

경험의 실타래로 분석하는 전기자전거의 경험

지난 글에서는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Pain Point를 찾아보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UX관점에서 서비스 이용 과정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분석에 참고한 서적은 김진우 교수님의 저서 '경험 디자인'으로, 사용자의 경험 설계에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기준과 조절 요인을 대입하여 분석했습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다양한 종류

본격적으로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를 분석하기 전에 실제 사용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8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두 종류로 서비스가 되고 있습니다. 사용자 선호도 조사에서 어떤 기준으로 사용자는 서비스를 선택하고 이용하는지 알아보았는데, 킥보드에 비해 전기자전거는 속도가 빠르고 안정감이 있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10분 이내로 짧은 구간을 갈 경우 서서 가는 킥보드 종류의 모빌리티가 편하다는 의견이었고, 언덕이 많거나 거리가 조금 먼 경우는 앉아서 이동하는 자전거 형태의 모빌리티가 안정감 있고 편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사용자는 여러 서비스 중 본인의 기준에 따라 서비스를 분류하고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어디까지 가봤니?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퍼스널 모빌리티의 많은 서비스 중 이번에는 ‘일레클’의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기준으로 사용자 경험의 이론을 바탕으로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브랜드 중 ‘일레클’을 선택한 이유는 자전거는 대부분 학습하지 않더라도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일레클 사용자들은 서비스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복잡한 과정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원래 따릉이 사용자인데요...

많은 퍼스널 모빌리티 브랜드 중에서 사용자들이 일레클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사람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있고 탈 줄 알고 있습니다. 일레클에서는 ‘전기자전거’를 서비스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자전거와 동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 타 본 사용자는 바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이 생겼습니다. 실제로도 사용하는데 중심을 잡는 방법이나 브레이크를 잡는 방법 등 새롭게 사용법을 학습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전거를 이용하던 방법 그대로 사용이 가능한데, 이것을 사용자 경험 과정에서 ‘호환성’이라고 부릅니다. ‘호환성’은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경험하는 것이 기존에 사용하던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험 또는 가치와 잘 맞다고 판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용자 경험에서 호환성이 좋은 것은 사용자의 태도나 지속적인 사용 여부와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해 주듯이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따릉이’를 사용한 경험이 1회 이상 있거나 정기권으로 이용하던 사용자였습니다. 사용자 경험에서 ‘호환성’이 좋다는 것은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사용자는 이전 사용하던 것과 한결같다고 느끼고, 호의적인 태도를 갖습니다. 특히 호환성이 높은 새로운 경험은 사용자는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때 과업 수행의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다고 느끼게 됩니다. 인터뷰했던 ‘따릉이’ 서비스를 이용하던 사용자는 ‘여자 친구와 자전거 데이트가 힘들었지만, 일레클로는 크게 만족했다’는 점도 바로 이러한 부분을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얽혀있는 이동의 경험 과정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전거’와 ‘전기자전거’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경험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궁금해 할 수 있습니다. 다들 자전거를 타 본 경험은 있을 겁니다. 자전거를 탈 때의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은 다양합니다. 육체적으로는 페달을 밟고 핸들을 잡고 운전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느끼는 감각적인 측면은 지나가면서 들리는 소리, 바람, 그리고 풍경 등 복합적인 감각적인 요소로 인해 여러 경험 과정이 얽혀있습니다. 이렇게 사용자 개인이 느끼는 경험 과정 중 ‘감각적 경험’의 한 부분입니다. 여기서 감각적 경험은 오감으로 느끼는 부분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감정과 같은 부분도 이 영역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우리가 경험하는 과정이 하나의 감정으로 최종적으로 남게 됩니다.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편하게’ 이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버스로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자전거를 선택해서 타고 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힘든 퇴근길에 자전거를 타면 안심되고,
힐링되고 또 교통 체증으로 인한 답답함이 없어요’


   

사용자가 이야기하는 ‘힐링’의 의미는 앞서 언급된 감각적인 경험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버스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겪는 코로나 19의 감염에 대한 걱정과 버스 내부와 교통 체증의 답답함이 ‘일 레클’ 서비스로 해결되는 게 ‘힐링’의 의미였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자전거’와 ‘전기자전거’의 차이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전거’와 ‘전기자전거’의 감각적 경험의 요소에서 모든 것은 비슷하지만, 전기가 주는 힘으로 인해서 ‘자전거’와 동일한 경험의 과정을 느끼지만 특히 오르막 길에 힘들지 않고 편하다는 감각적 경험이 여기서 추가됩니다. 이렇게 감각적 경험은 사람이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면서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창구가 됩니다. 특히 감각적 경험은 하나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요소가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특징을 띄고 있습니다.





같은 서비스라도, 사용자에겐 다른 경험 가치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평일 아침은 바쁘기 마련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삶에서 이동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일레클 서비스를 분석하면서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월요일 아침에 이용량이 가장 많았고, 사용자 패턴을 보면 도착 시간이 촉박할수록, 급하면 급할수록 일레클 서비스를 더 이용했습니다. 사용자의 인터뷰에서도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월요일 출근하기 정말 싫지만,
월요병을 극복하기 위해 일레클 타고 출근해요.”


“일레클 때문에 아침 챙겨 먹을 시간이 생겼어요.”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로 어떤 수단으로  이동할지 고민하고 선택합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사용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출근길에 어떤 수단으로 이동할지 판단하고 그 판단의 결과에 따라 감정상태가 변화하고 삶도 바꾸어 놓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이 이 서비스가 어떤 가치로 남을지 사용자는 평가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판단하고 평가하는 가치로는 ‘기능적 가치(Utilitarian Value)’‘유희적 가치(Hedonistic Value)’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사용자의 경우 출근길의 막힘없는 이동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용하기 때문에 실용적인 목적이나 필요를 느낄 때 달성하는 ‘기능적 가치(Utilitarian Value)’로 남는 경우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패턴의 사용자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동 목적지는 정하지 않고 그냥 친구들과 함께,
남산을 올랐는데 그 자체로 너무 좋았습니다.”

전기자전거의 동력이 일반 자전거로 경험하지 못하는 산을 오를 수 있었고 친구들과 더 재미있게 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유희적 가치(Hedonistic Value)’에 해당하는 것으로 어떤 목표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 자체로 느끼는 감성적 만족이나 즐거움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속도로 인해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공포감을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도 모두 포함이 됩니다. 사용자는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공한다고 판단하면 그 경험은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유용한 서비스의 기준은 다르지만 만족감을 느낀다면 다시 반복해서 찾아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이 지점은 서비스의 아하 모먼트와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앞으로는 실무에서 사용자 경험을 토대로 서비스를 어떻게 개선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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