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는 본래 딱딱하지만, 오랜 시간 상온에 노출되면 건조되어 맛없는 딱딱함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적당한 물기를 머금은 정도의 견과류가 가장 맛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알맞게 딱딱한, 딱딱하게 맛있는 견과류를 씹고 싶어 진다.
씹을수록 턱이 점차 사각으로 빚어지는 게 느껴지지만, 턱의 일정한 운동성이 마음에 기묘한 안정감을 더해준다.
하지만 정작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은 견과류가 아니라, 넛츠믹스에 숨은 건조과일이다.
호두, 아몬드 등에 간간히 파묻혀있는 크랜베리를 찾기 위해 견과류 통을 휘젓는 촉각적 기쁨, 게다가 텁텁한 맛들에 더해지는 말랑한 상큼함.
그렇지만 이상하게 스트레스엔 견과류라는 공식이 더 어울린다.
스트레스엔 말린 크랜베리야,라고 말하는 순간 스트레스의 신경질적인 성격이 사라져 버린다.
2021.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