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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마음은 속살과 같다. 속살은 다치기 싫다.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잘 모르나 보다

진심을 다해도 나에게 상처를 주네

이 나이 먹도록 사람을 잘 모르나 보다

사람은 보여도 마음은 보이지 않아

이 나이 되어서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 조항조, 고맙소 -


사람의 감정은

겹겹이 쌓여 있는 양파와도 같습니다.

겉으로는 “우울하다” 말하지만, 그 속엔 불안이 있고, 불안 속엔 억울함이나 분노, 혹은 사랑받고 싶은 갈망이 숨어 있습니다.


아이나, 어른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어른도 아이처럼 사랑받고 지지받고 싶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친밀해야 할 관계 안에서 상처를 받곤 합니다.


가정이나 가까운 관계는 정서적 회복의 공간이 되어야 하지만, 오히려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서로를 향한 부정적 대화 패턴은 점점 깊은 오해의 고리를 만들고,

결국 감정 표현은 단절되며 겉도는 관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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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는 화를 내고 다투지만,

사실은 각자의 불안과 결핍이 부딪히는 것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중재자’ 혹은 ‘공유된 경험’입니다.

담배 한 대 물며 “내가 사실은 말이야…” 하고 꺼내는 진심,

그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 머리와 마음을 이어주는 첫걸음이 됩니다.


결국, 우리가 싸우는 건 서로가 미워서가 아니라,

자신의 깊은 내면을 보호하고 싶어서입니다.


이 나이 되어서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이 말은 서로의 내면에 있는 아이를 상대방이 감싸주었을때의 사람을 만났을때 가능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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