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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eetWillow May 10. 2018

아이들과 갈만한 삿포로 주변 공원

삿포로札幌 주변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야외 공원을 소개합니다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가장 큰 도시이자 일본에서 다섯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홋카이도의 제 1 공항인 신치도세新千歳 공항에서 가까운데다 볼 것, 먹을 것, 즐길 것이 워낙 다양하니 일본 내국인들 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여행자에게 사랑받는 곳이죠.  도시 곳곳과 근교에 아이들과 즐길만한 시설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도 참으로 신나고 행복한 곳입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삿포로 주변에서 아이들과 갈만한 야외공원 세 곳!


천혜의 자연이 펼쳐진 홋카이도답게, 삿포로 도심과 주변 곳곳에도 아이들이 야외에서 맘껏 뛰놀며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품 안에서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행복감이란, 아마도 부모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 혹은 특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번째로 소개할 곳은 바로,

모에레누마 공원 モエレ沼公園



세계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유명한 이 공원은, "전체를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라는 독특한 컨셉을 바탕으로 설계되고 지어진 공원입니다. 실제로 이 공원을 거닐다보면 마치 하나의 커다란 현대 미술 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그 커다란 작품 속의 구성요소들로 존재하는 것들이 바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들입니다. 주변환경 및 자연과 어우러진 조화가 참으로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워 감탄을 자아냅니다. 보기에만 멋진 것이 아니라 실제 아이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어하며 한참을 즐겁게 그 안에서 놉니다.



돌지난 첫째아이와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놀이시설 안을 탐험중.


공원 전체 면적이 워낙 넓으니 아이들을 데리고 구석구석을 다 보기에는시간상으로나 체력적으로 무리입니다. 이 점을 배려해 공원 입구에서 자전거를 빌려주는데 이게 참 유용합니다. 한 시간에 100엔 정도로 저렴할 뿐 아니라, 아이용 작은 사이즈도 있고 유아를 같이 태울 수 있는 보조 시트가 달린 것 등 다양한 종류가 구비되어 있거든요. 아마도 첫 설계때부터 자전거로 구간을 이동하는 공원을 상정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문을 여는 모에레 비치는 마치 야트막한 바닷가 해변 같은 느낌의 커다란 수영장(?)입니다. 기저귀 찬 아장아장 아기부터 큰 아이들까지 그야말로 '물놀이'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여름철 최고의 놀이터입니다.



물로 조각을 하는 듯, 혹은 물로 어떤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 같은 '바다 분수'도 근사합니다. 23미터까지 솟아 오르는 중앙 분수와 주변의 작은 분수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예술적인 분수쇼를 보노라면 시간 가는 것도 잊게 되죠. 40분과 15분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고 하루 서너번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밖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언덕과 산, 유리로 된 피라미드 등을 다양한 조각품들과 더불어 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3~4시간 정도 머물면서 자전거를 타고 주요 거점을 둘러보는 것도,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편의점에서 점심 거리를 사와 곳곳에 있는 잔디밭 어느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피크닉을 하며 종일 지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입니다.




마루야마 동물원 円山動物園


겨울철 특별 이벤트로 추첨에 뽑힌 아이들이 레드 판다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동물원은 언제 가도 또 가고 싶은 놀이터입니다. 우리 가족은 동물쇼에는 반대하지만 희귀종을 보호하고 동물복지에 애쓰는 동물원들은 되도록 관심을 갖고 여행지에서 찾아보곤 합니다. 마루야마 동물원도 그런 동물원 중 하나죠. 오랜 세월 시민들과 협력하며 조금씩 시설을 업그레이드하여 어느덧 세계적 수준의 동물원으로 성장한 곳입니다. 이제껏 아이들과 네번 정도 방문을 했는데 동물과 사람 간의 좀더 나은 교감을 위해 꾸준히 애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곤 합니다. 많은 종류의 동물보다는 희귀종 중심으로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시각에서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곳곳의 세심한 설계도 눈에 띕니다.


삿포로 시내에서부터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 대부분의 시설이 실내 전시장을 겸하고 있어 날씨와 상관 없이 동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도 이 동물원의 장점입니다. 유모차 대여가 가능하고 중간 중간 쉴 공간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의 변덕스런(?) 컨디션에 맞춰가며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공원 안에 큰 나무들이 많고 벤치와 테이블도 잘 구비되어 있으니 날씨 좋은 날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와 피크닉을 하며 여유있게 동물원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공원 전체가 하얀 눈으로 덮이는 겨울의 마루야마 동물원은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북극곰, 펭귄, 레드판다, 북극여우 등 추운 지역에 사는 동물들이 눈 속에서 활발하게 뛰노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겨울에 공원 내에 특별히 마련된 얼음 슬라이드를 아이들과 함께 타는 것도 빼먹을 수 없는 즐거움이죠.




타키노 스즈란 구릉 공원 滝野すずらん丘陵公園



꽃이 만발한 광활한 평원과 숲, 파란 하늘이 끝 없이 펼쳐지는 곳. 그러다가 어느샌가 온 몸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놀이 시설이 등장하는 곳이 바로 스즈란 구릉 공원입니다.  홋카이도 유일의 국영 공원으로 사랑스러운 은방울꽃 (스즈란 すずらん ) 자생지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5월부터 7월에 걸쳐, 벗꽃과 살구꽃을 비롯하여 수선화, 튤립, 은방울꽃, 라벤더 등을 차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이 공원은 4개의 존(zone)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아이와 함께 즐기기에는 중심존 中心ゾーン이 제일 인기있습니다. 중심존으로 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앙 입구 中央口ゲート를 통하는 것입니다. 다른 입구로 들어가면 연결은 되더라도 정말 오래 걸어야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입구에서 유모차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습니다.



공원으로 입장하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바로 색색깔의 광활한 꽃밭입니다. 나즈막한 언덕을 따라 천천히 위로 올라가다보면 만개하거나 혹은 봉오리를 맺은 어여쁜 꽃들이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다양한 꽃밭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찍으면서 여유롭게 언덕을 오르다보면 정상에서 컨트리하우스와 만나게 됩니다. 건물 앞 잔디밭에 앉아 아이들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엄마 아빠는 맛난 생맥주를 마시면서 눈 앞에 펼펴진 경치를 감상하며 잠시 숨을 돌려도 좋겠죠.


충분히 쉬었으면 이제 이 공원의 하이라이트인 잔디 스타디움 Lawn Stadium ローンスタジアム 쪽으로 이동합니다.



온통 잔디로 덮힌  넓디넓은 구릉에서 1.2미터 정도 크기의 고무공을 굴리고 노는 곳입니다. 잔디밭에 공 하나. 사실 너무나 간단한 조합이지만, 어른도 그 곳에 가면 동심이 되는 마술에 걸리고 맙니다.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 그리고 빨간 공이 만들어내는 선명한 대비가 얼마나 근사한지요. 얼굴이 발개지도록 뛰어노는 아이들을 찍는 사진사의 마음도 행복해지는 광경입니다.



그 다음은 아이들의 계곡 Kodomono Tani こどもの谷입니다. 이 곳에는 역시 단순한 형태의 미끄럼틀과 놀이기구들이 있지만 역시나 그 규모가 엄청나죠. 온 몸을 사용하도록 디자인 되어 있어서 형태는 단순할지라도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몇 시간이고 놉니다.  



다른 존에서는 자전거를 빌려서 둘러 볼 수도 있고 폭포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열심히 돌아다녀도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곳이 스즈란 구릉공원입니다. 무엇보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아이들이 충분히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점이 이 공원의 가장 큰 매력인 듯 합니다.


타키노 스즈란 구릉 공원은 삿포로에서 1시간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도 있지만 어린 아이와 함께라면 렌터카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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