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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Dec 02. 2022

느슨해진 동기부여에 기강 잡기

2022.12.01

시린 바람을 맞으며 생각했다. 겨울은 언제나 회고의 계절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슬금슬금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올라온다.  지난 1년 동안 생존일기를 포스팅한 덕분에  일이 잘 될 때와 무기력했을 때, 평소 루틴을 잘 이어갈 때를 구분할 수 있었다. 



동기부여 콘텐츠 중독 시즌

의욕과잉으로 이것저것 도전하고 시도할 때, 나는 동기부여 콘텐츠의 화신이었다. 눈 뜨자마자 동기부여 영상 클립을 보고 하루에 한 권씩 관련 책을 읽었다. 반문을 제기하거나 의심할 새도 없이 바로 생활에 적용해나갔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잠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미래를 시각화하고 긍정적인 언동만 하라고 해서 그대로 따라 했다. 명상을 하고 주기적으로 산책을 하라고 해서 했다. 


동기부여 콘텐츠를 접하며 잠재의식과 뇌에 대한 책도 공부하듯 찾아 읽었다. 시간관리 관련 책과 정보, 영상도 찾아내 적용했다. 개구리 먹기, 일정을 계단으로 생각하고 계획하기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가장 열정적으로 했던 시기는 2달 정도였다. 그 시기에 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고 생에 처음으로 작법 수업을 수강했다. 왜 자꾸 다음으로 미루는지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고 그날 바로 웹소설 연재를 시작했다. 


돌아보면 동기부여 콘텐츠 중독을 걱정할 정도로 갈급하게 읽고 보고 따라 하던 그 시기에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한 것이 많았다. 그중 성공한 것도 있고 아직 더 나아가야 할 것도 있고 방향을 아예 선회한 것도 있다. 그때 시작하지 않았다면 올 겨울, 전혀 다른 일을 하며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을 것이다. 



루틴 시즌

루틴을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하던 눈물겨운 시기였다. 당시 포스팅한 글을 읽어보니 습관이 만들어지는 시간, 작심 반년, 중독에서 벗어나기 등 분투의 기록이 새겨져 있다.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무너졌음에 반성하고 또다시 일어나겠다는 굳은 결의가 보였다. 



잠식 시즌

새롭게 시작한 일, 추가한 일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일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늘어나면서 마감과의 사투를 벌였다. 어떻게 하면 마감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가 당시의 화두였다. 프리랜서의 사이클과 루틴에 대한 고민을 다룬 포스팅도 보인다. 



느슨해진 시즌

하루 한 편 포스팅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위해 초를 다투며 글을 썼다. 당시 자정이 되기 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할 때에는 59분 업로드도 많았다. 자정이 넘으면 이 모든 게 무너질까 초조하게 인터넷 시계를 확인하며 글을 올렸다. 그랬던 때도 있는데 일주일에 1번, 2번씩 포스팅을 올리지 않더니 지난주에는 주 1회 포스팅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느슨해질 대로 느슨해진 나를 돌아보며 깨달았다. 일하느라 바쁘다고 더 이상 동기부여 콘텐츠를 찾아서 듣거나 보지 않았음을 그것이 나를 더 느슨하게 만들었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바로 동기부여 책을 구입해 읽었고 유튜브 영상 클립을 식사 중에도 운전 중에도 틀어놓았다. 며칠 만에 그동안 잊고 지냈던 설렘과 긴장감이 다시 나타났다. 일에 치인다는 바스러졌던 감정이었는데 동기부여 콘텐츠를 다시 접하며 생생해지기 시작했다. 원하는 미래를 또렷하게 시각화하니 감정이 고양됐다. 계약 때문에, 일이라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 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회고의 계절이 되면 감정이 널을 뛴다. 

이룬 것을 과소평가하고 미래를 불안하게 인식한다. 불안을 핑계로 더 게으르고 회피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그럴 땐, 동기부여 콘텐츠를 수혈해보자. 하루에 10페이지 씩이라도 동기부여 책을 읽고 무료 영상 클립을 찾아 듣자. 


느슨해진 동기부여에 기강을 잡아보자. 며칠 만에 몸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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