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번째 북클럽
"이 언니는 친하지도 않은 내 청첩장이 왜 그렇게 받고 싶은 걸까. 그렇다고 구제랑 친한 건 더더욱 아닌데. 주말에 결혼식 다니는 거 귀찮지도 않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빛나 언니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사실 나도 결혼하거든." 그러면 그렇지. 결국 이것 때문이었어? 언니가 나를 그렇게 까지 만나고 싶어 한 이유가 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결혼 준비를 시작할 때 느끼는 필연적인 막막함에 대해서라면. 겪어봐서 알기 때문에 최대한 친절해지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지난 사 개월간의 준비과정을 핵심만 압축적으로 전달했다."
" 다음엔 언니가 커피 사요" 언니는 그제야 활짝 웃으며 "아, 그래? 고마워"라고 말해다. 이쯤 되자 나는 이 언니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정말 몇천 원짜리 커피 한잔 얻어먹으려고 이러는 건가? 아니면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건가? 전자라면 너무 쪼잔했고 후자라고 해도 그 무신경함에 짜증이 났다.
"언니는 결국 내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빛나 언니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내 결혼식 날짜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음 날이 되어서야 알았고, 신혼여행에 방해가 될까 봐 일부로 여태까지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결혼식이 너랑 나랑 밥 먹고 바로 다다음 날인가 그랬잖아. 나는 네가 그렇게 결혼식날 임박해서 청첩장을 줬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거야. 이건 또 무슨 구차한 궤변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