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있는데 이해하고 싶지 않아서? 이해를 할 수 없는 거였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해를 하긴 한다. 하지만 이해를 할 수 없다.
작가 소개
이미 읽었던 작가인 줄 알고 작가 소개를 뛰어넘을 뻔했다. 그만큼 우리 귀에 익숙했던 작가가 아닐까. 나는 이 작가님을 친구가 선물해 준 <5년 만의 신혼여행>이라는 에세이를 통해 먼저 접했다. 글들이 감성적이지만 충분히 담백했기에 바로 매력에 빠졌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구매하고 요조와 함께한 팟 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도 종종 즐겨 들었다. 장강명은 2011년 <표백> 출간 이후로 꽤 많은 책들을 냈으며,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나의 후기> - 겨울방학 기간이었지만 역시 나의 게으름으로 리뷰를 적지 못했다.
그래도 발견한 거. 우리는 캐나다라는 지역 특성상 한국 책을 구하기 어려기에, 밀리의 서재를 통해 같은 책을 읽고 북클럽을 하는 형식이다. 밀리의 서재를 보다가 시선 추적이라는 기능을 이용해서 책을 읽었는데, (책의 내용 때문일 수도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 빨려 들어갔다. 독서대에 아이패드를 올려놓고 가만히 앉아서 읽기만 하면 되기에, 너무나 편하게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책을 마칠 수 있었다.
<열여섯 번째 독서모임 후기>
CULT
괴짜 같은 생각. 좀 유별나다. 세연은 신을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녀는 자살 모임에선 거의 신격화되었다. 먼가 비주류 문화 같기도.
자살을 미화한다는 점. 엘리티즘. - 예비성인이라는 말. 책 속에서 나오는 회색 파트들은 처음에 읽을 땐 무슨 의도인지 몰랐다. 이것이 작가의 글들 중 하나인지, 그냥 인터넷 글들 중 하나인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글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중간쯤에 이 글들이 세연의 집기들이라는 걸 안 순간, 세연의 관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생각이 어떻게 develope 됐는지. 자살 선언문, 자살 선언자, 선서 등은 굉장히 위대한 느낌을 얹게 해 준다. 마치 독립 선언문 마냥. 광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JFK 케네디 사건에 맞추어 별명을 지은 것에 대한 연계성은 사실 이해 하지 못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세연과 세화 자매의 독함. 이해하기 어려워 더 컬트처럼 느껴짐. 세연의 마약 대마초 설정도 먼가 상상 이상이었다.
상처
"당신들도 상처받길 원해요"세연 그녀에겐 무슨 특별한 상처가 있었던 것일까? 책 내내 암시적으로 나오긴 하는데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사회에 대한 분노? 화남? 을 상처로 표현한 것일까. H는 개인적 상처라기 보단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갔다고 했다.
지난번에 읽었던 책과 대비된다. 지난번 책 <죽은 자의 집 청소>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살과 죽음을 이야기했다. 당장 살아갈 길이 없어서, 인생의 궁지로 밀려서. 하지만 이번 책의 주인공들은 그것과는 거리가 먼, 어쩌면 등 따시고 배 부른 소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 T는 심리학점 관점을 제시했다. 거리감. 모든 인간들의 정체성은 두 개가 있다고 한다. 현재의 정체성, 이상의 정체성. 여기서 오는 거리감이 자괴감으로 이어지고,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어쩌면 이 주인공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이상적 삶이 현재의 사회 시스템으로 인해 가려진 것에 의한 우울감과 자괴감으로 크게 이어져 자살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표출하려 한 것인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정체성 사이의 거리감은 개인별로 다르고 상황별로 다르기에, 높은 교육을 받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 없는 집안의 사람들의 자살도 설명할 수 있다. 높은 교육을 받은, 중년의 사람들 중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그 이유이다. 절대적인 자살률은 열악한 나라에서도 많지만, 그렇다고 잘 사는 나라들의 자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에.
나도 중고등학교 때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들의 상처를 이해한다. 특히나 완전한 사회 구조란 말과 표백이란 말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의 자살 선언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의 자살을 통해 뚜렷하게 해결할 수 있는 목적과 대상이 없다는 점이다.
자살의 목적, 수단, 변화
책에서는 자살의 목적이, 그들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의사 표현을 통해서 사회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 어떠한 변화. 대상은 누구인가. 기성세대라고 하기엔, 그들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 그들이 주인공들에게 저지른 잘못 이란 게 구체적이지 못하다. 그렇다고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면, 그 사회구조를 바꿀 주체는 누구인가. 무언가 좀 허공에다 대고 하는 소리침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할 방식이 자살 말고는 없었던 것일까.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 것인가 나는. 자살이라는 수단이 꾀나 극단적이다 그렇기에 더 컬트처럼 다가온다. 무책임한 느낌도 있고. 중2병의 느낌도 있다. 시니컬한 사이드만 보는 거인 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