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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네스장 Nov 30. 2024

현실 자각

나의 성장 키워드 1


파랑새처럼 꿈을 좇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현실을 자각하는 힘든 시기가 온다.

그래서인지 '현실'이라는 개념을 꿈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힘든 시기를 지내고 나면 분명 한 뼘씩 성장해 있었는데 말이다.


‘현실이란 어떤 의미일까?’를 재질문하며,

한자어를 파자해 보았다.  


나타날 현
: 옥의 원석을 가공해 보석으로 만들었을 때 나는 광채를 바라보는 형상을 표현했고, 지금은 사물의 모습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쓰인다.
열매 실
: 집과 밭에 재물이 있어 풍족함을 표현한 단어로, 부유하다에서 결과가 좋다는 뜻으로 확대되어 쓰인다.


현실이라는 단어는 부정보다는 긍정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갈고닦은 노력이 결실을 맺고,

갈고닦은 보석에서 광채가 나는,

꿈이 실현되는 찬란한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현실을 자각하는 나의 순간이 빛나지 않은 이유는 더 갈고닦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지금 이 순간에 더 충실히 노력하면 어느 순간 열매라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 열심히 한 걸까?

제대로 이뤄놓은 것이 있기나 한 걸까?

왜 그렇게 밖에 생각하지 못했을까?

왜 행동하지 못했을까? 등등,

단점과 약점만 떠올리며 자책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커리어 단계의 1.0에서 2.0으로 넘어가기는커녕 0.0으로 리셋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느 방향으로 일어서야 할지 알 수 없어 자리에 주저앉아 두리번거리고 있는 상황 같았다.


지금 이 시기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후회와 자책에 빠지지 않으려면 지금 자신이 머무는 자리에 대해 깊이 사색할 필요가 있다.
삶의 힘은 지금 그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나쁜 공간도, 좋은 공간도 따로 없다. 나는 지금 허황된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즉 당신의 위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의 나이와 현실에서 세상의 흐름을 바라보아야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 <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 김종원 -


'쓴맛 나는 시기'

맛으로 따지면 지금은 덜 익은 감처럼 쓴맛과 떫은맛이 느껴지지만,

단감이 되기 위해 숙성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지난 삶에서 쓴맛 나는 시기는 여러 번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써서 아리고 또 아렸던 시기이다.

첫 직장에 취업했을 때,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사회의 쓴 맛을 제대로 봤었다.

두 번째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했을 때, 그때는 철이 없어서 쓴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나 보냈다.

내 이름이 발령자 명단에서 누락되었을 때, 불과 몇 달 전 일이다. 어렵게 결심하고 부서 이동을 실행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원하던 부서로 발령을 받아내었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그리고 지금 쓴 맛을 또 느끼고 있다. 그렇게 어렵게 원하던 부서에서 찐하게 일하고 있었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7개월 만에 현장으로 발령이 났다. 회사는 본사 인력을 축소하고 현장 인력을 강화하고자 했고, 지금은 대규모 구조조정 중이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을만하면 알려주는 것 같다.

꿈만 좇다 보면 현실을 직시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힘들고 괴로움이 지배하는 시기이지만 지나고 나면 성장해 있었다.

성장보다는 성숙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성장'을 추구해 왔고 성장을 강조해 왔다면,

이제는 '성숙'을 위한 시기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결실을 맺어 빛날 현실을 기대하며...

한 뼘 더 커질 나의 나이테를 기대하며…

이 시기를 더 찐하게 보내기로 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5825451a87c349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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