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인종차별
최근 샘 오취리가 의정부 고등학생들이 관짝소년단 밈을 하며, 블랙페이스 분장을 해서 ‘인종차별’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SNS에 올려 화재가 됐다.
이번 이슈로 인해 '블랙 페이스'는 흑인들에게 인종차별로 느껴져, 기분이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블랙 페이스'를 몰랐다면 충분히 이게 왜 '인종차별'이야?라고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너무 잘 이해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언제 우리가 어떤 인종을 마주칠지 모르고, 지금까지 모르고 분장을 할 때, '블랙 페이스'를 했었더라면 이제는 우리도 인지하고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샘 오취리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몇 가지 경솔하게 행동했던 부분도 있다. (이 글의 주제와는 다르기 때문에 더 자세한 사항은 생략)
이 이슈는 언젠가는 수면 위로 올라와야 했었던 부분인데, 조금 더 조심 있게 언급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떤 사건이든 객관적으로 사실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편협한 사고는 우리를 발전할 수 없게 만든다.
‘인종차별’이 이슈화 되기도 해서 나는 내가 파리에서 겪었던 인종차별을 얘기해보면 어떨까 하고 글을 쓰려고 한다.
때는 2013년 1월 추운 겨울이었다. 파리에 살기 전에 유럽에 가본 적 없는 나는 파리로 주거지를 옮기며, 처음 유럽 땅을 밟아봤다. 그 이유로, 프랑스 파리의 날씨에 대한 정보를 막연하게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내 검색의 노력이 부족한 탓인지, 내가 생각했던 파리의 날씨는 생각보다 추웠다. 나는 파리의 겨울 날씨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라고 말하고 싶다. 보통 영하의 날씨는 아니어서 서울의 날씨보다 춥다고 말하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춥지 않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그래서 그 이후로 사람들에게 파리의 날씨를 설명할 때, 고민 끝에 ‘파리의 겨울은 으슬으슬한 추위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파리는 해가 떠있는 날보다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인종차별을 겪었던 그때를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날씨는 추웠다. 으슬으슬하게 추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의 겨울 날씨는 항상 추워서 패딩이나 따뜻한 옷을 주로 챙겨 입지만 파리에서는 그 정도의 체감온도는 아니어서 옷을 두텁게 챙겨 입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파리에서는 이동하기 위해서 주로 메트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때도 메트로를 타고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나는 그 당시 프랑스 여자 친구와 함께 같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이동 중에 우리 앞 빈자리로 백인의 프랑스인 엄마와 딸이 앉았다. ‘백인’이라고 굳이 내가 표기한 이유는 내가 파리에 도착했을 때 유럽은 백인들이 사는 나라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파리에 도착했을 때 정말 다양한 인종이 사는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파리 메트로의 구조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하면, 파리의 메트로는 서울의 메트로와는 달리 비좁고 서로 마주 보고 앉게 되어있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 앞에 앉아서 짧은 메트로 여행을 같이 하게 되었다. 서로의 간격이 가깝기 때문에 가끔은 민망하기까지 하다. 서로의 무릎이 닿기도 하고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게 되기도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그런 공간에서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진다. 지방 사람들이 파리 사람들은 도시적이라서 좀 냉랭하고, 정이 없다고 표현하지만 오히려 나는 서울과 비교했을 때, 파리지앵들은 더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만약 서울 지하철에서 마주 보고 앉은 사람을 보고 미소를 지은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에 맡기겠다.
마주 보고 앉은 엄마와 딸은 한동안 말을 주고받았고, 여자 친구는 누군가와 갑자기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30초가량이 흘러갔고, 그리고 조금 지나지 않아 모녀는 내렸다.
그들이 내린 후, 여자 친구는 약간의 흥분상태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쟤들이 뭐라고 한 줄 알아?"
"아니 모르지~"
"꼬마 아이가 아시아인들은 원래 저렇게 눈이 작냐고 엄마한테 물어보더라고, 엄마는 거기에 또 호응하고..."
"아 진짜? 나는 몰랐어~!"
"그 아이가 내가 프랑스 사람 아닌 줄 알고 대놓고 얘기를 한 것 같아서
내가 프랑스어로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척했어..."
난 그제야 여자 친구가 왜 기분이 상해서 흥분했는지 알 수 있었다. 프랑스인이었던 여자 친구가 아시아인과 같이 있으니 여행객으로 알고, 대놓고 프랑스어로 얘기했던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여자 친구는 기분이 나빠서 '나 너희 얘기 다 알아듣고 있으니, 조심해'라는 말을 해주기 위해 전화하는 척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그 두 모녀가 나중에 표정이 좋지 않은 상태로 내렸던 것 같았다. 그들도 민망했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눈이 작나? 그렇게 작지 않은 것 같은데... ㅎㅎ'라고 생각이 들면서, 자기들은 눈이 얼마나 크다고 저러는지.. 생각이 들었다..
이 이후에도 길거리를 지나가며, 술 취한 사람들로부터 '니하오~ 니하오~'를 들었던 적도 꽤 있고, 스타벅스에서도 내가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기분 나쁜 말을 듣기도 했다. 추후에 이것과 관련한 글도 써보려고 한다.
어디를 가든 인종차별은 존재하지만, 남들이 다 한다고 같이 휩쓸리기보다 주관을 갖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세상이 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