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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투안 Jun 28. 2024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쓰며 인생을 배운다.

글을 쓰는 것은 습관이다. 글 쓰는 행위와 잠시 멀어지면, 또다시 글을 쓰기란 여간 쉬운 게 아니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오늘은 하루를 조금 일찍 시작해, 일을 시작하기 전에 글을 쓰고 나서 시작해야지 마음을 먹었다.


그러곤, 자연스레 바로 전날에 생각해 놓은 주제를 가지고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주제가 떠오른다. 이 글을 지금 당장 써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기존에 쓰려던 주제가 잠시 현재의 꽂힌 주제로 인해 우선순위를 내준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에는 이 글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잘 알지 못한다. 단지 내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키워드를 정하고,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다. 그러다 보면 나도 쓰려고 했던 내용과 예시가 아닌 것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게 된다. 


쓰기 전에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닌 것임을 깨닫는다. 쓰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생각이 바뀌기도 하며 글로써 표현해 낸다. 글쓰기는 곧 생각 정리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쓰기 전에는 이곳저곳 둥실둥실 떠다니는 개념들이 한데 어우러져 나만의 글로 정의가 내려진다. 


우리는 흔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머릿속으로만 아는 것과 그것을 나만의 글로 풀어내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을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최종 단계는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수업 중에 질문을 한다. 대명사가 무엇일까요? 연음이 무엇일까요? 한국어에는 연음, 비음 현상이 있을까요? 등등.


우리는 자신 있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표현하는 것에 약하다. 직접 자신의 입으로 설명해보지 않는 이상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실제로 모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는 안다고 믿는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그러나, 말하기 전 무언가를 알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글쓰기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 자신과 대화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온전히 나 자신과의 시간이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 내려간다. 그러다 보면 글의 방향성이 잡히게 되고 어느새 한 편의 글이 완성되는 경험을 한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작은 행위들 또한 마찬가지다. 무엇이든 시작을 해야 방향성이 잡히고, 중간에 수정을 거치게 되고, 어느 순간 가속도가 붙는 순간이 온다. 일정 시간이 흐르면 완성이 된다. 무엇이든 인생에서 시작하기 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아 보이지만, 한 발 내딛으면 희미하게 불빛이 보이고, 터널을 통과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 글 한 편 쓰는 것만으로 인생을 배울 수 있다."


원래 쓰려던 주제는 다음에 쓰기 위해 카카오톡 나 자신과의 대화창에 저장해 둔다.


요즘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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