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은 누구?
가족? 배우자? 자녀? 친구?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생각해 보자.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나의 가족인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결혼한 배우자인가? 혹은 내 배로 낳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녀인가? 아니면, 태어난 연도도 같고 한 살 때부터 삶을 공유한 친구일까?
과연 누가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줄까?
정답은 '나'다. 내가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준다. 뼛속 깊이 박혀있는 슬픔도, 해답이 없는 것 같은 지옥 같은 절망도, 내가 겪고 있는 어떠한 힘듦도 나는 다 알고 있다.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버티며 살고 있는지, 그 정도를 세세하게 알아주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자신의 마음을 모르고 살고 있을까?
나 자신을 마주했을 때 온전히 느껴지는 슬픔을 피하고 싶을 수 있다. 모래성처럼 약해서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나를 알아차리면 버텨온 삶이 무너질까 봐 모르는 척하는지도 모른다. 나를 깊이 알아간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내 안에 들어있는 감정의 보따리, 삶의 보따리, 생각의 보따리를 열어보고 들추어 민낯을 보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어마무시한 슬픔이 있을 수도 있고, 절망이 있을 수도 있고, 무기력, 상실감, 분노, 우울, 불안... 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는 감정 보따리를 열어 보고 마주하는 게 쉬울 리 없다. 내가 살아오면서 수치스러웠던 상황, 내 모습, 부끄러웠던 나의 모습을 마주하고 그런 나조차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지금 지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것은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서, 이보다 더 쉬운 알코올을 찾고 니코틴에 의지하고 마약에 손을 대는 건 아닐까.
진심으로 내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걸 기억하면 좋겠다. 진정한 위로와 격려는 나 스스로에게서 나온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내 마음에서 잃어버린 열쇠는 언제나 내 마음에 있고, 비록 내 안에 빛이 없어서 어둡더라도 그 안에서 잃어버린 열쇠를 찾아야 한다.
삶이 어두운 터널을 지난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작은 행복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