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자살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해서이지 않겠냐고. 민감한 주제이긴 해도 인상 깊었다. 우리는 모두 존재의 이유를 찾아 헤맨다. 다들 나름의 기준에 맞춰 가치 있게 살아가고 싶어 한다.
꼭 어떤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스스로에게 떳떳하면 되는 문제가 아닐까. 자신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떳떳하다면, 존재를 규명할 수 있다면 누가 뭐라고 하던지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삶에는 무수한 가치 판단의 기준들이 있다. 돈, 인간관계, 직업적 능력.. 사람들마다 가치를 두는 경중이 다른데, 자신이 정의한 그 기준에 부합할 때에 사람들은 제일 만족감을 느끼는 듯하다. 기준이 높으면 누가 봐도 괜찮은 상황 같은데도 갈증을 느끼고 불만족하게 되는 게 아닐까.
여러 힐링 저서들에서는 너는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따뜻하게 말해준다. 얼마나 쉬운 가치 판단의 기준인가. 태어나기만 하면 존재의 이유가 규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뜻한 말로 얼렁뚱땅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게 분명하다.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인생의 시간을 채우고, 나만의 존재의 이유를 증명하며 살아가는 것.
그에 반해서 생존을 위해 하기 싫은 일도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
그 무엇도 쉬운 일은 아님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