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싫어하던 여자, 스포츠 취미 부자가 되다.
나는 결혼 전에 스포츠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관심은 있었지만, 누군가 스포츠 관전을 가자고 하면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룰도 모르는데 괜히 따라가서 멍하니 바라보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내신에 집중을 하라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있어, 체육시간에 우리 반은 자율학습을 하면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할 정도로 스포츠는 나에게는 ‘굳이 알 필요 없는 분야’라는 인식으로 자리 잡았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대학교 유학을 가게 되었고, 입학 후 첫 수업시간 때,
나의 옆 자리에 있던 여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하였는데, 그때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너는 고등학교 때 무슨 스포츠 했어? 나는 야구 매니저 했는데”
“나는 중고등학교 때 라크로스* 선수였어”
나는 스포츠라고 하면 배드민턴과 인라인 스케이트를 취미로 했었을 뿐,
전문적으로 스포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한국은 스포츠보다는 공부를 더 중시하기도 하고, 특히 여자들은 스포츠를 잘하지 않아.”
그때, 내 이야기를 들은 당시의 친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 이후 약 1년 가깝게 학과별 스포츠 대회 등이 있을 때에는 그 팀에 소속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했다.
내가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일 수 도 있지만,
대학교 4년 동안 나의 일본 친구들은 배구 선수, 풋살 선수, 야구 선수, 육상 선수 등등
스포츠 선수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 친구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런 것이었다.
1. 생활 패턴이 규칙적이다.
2. 사회성이 엄청 좋다.
3.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4.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
정작 나는 어떤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이 친구들과 4년간의 시간을 보내면서,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의 장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스포츠 방송을 일본에서 자주 보게 되면서, 스포츠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스포츠를 하기보다는 보는 것이 위주였던 나에게 새로운 목표이자 기도 제목이 생기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나중에 내가 결혼하는 남편은 4계절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일 수 있게 해 주세요.”
(희망하는 남편의 필수 스포츠 : 골프, 축구, 야구, 낚시, 스노보드)
기도가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지금 나의 남편은 내가 희망하였던 남편이 필수적으로 즐기는 스포츠를 하나도 빠짐없이 즐기는 사람이다.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본인이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남편.
이러한 스포츠 취미 부자인 남편 덕분에 3년 동안 5가지 스포츠에 눈을 뜨게 되었다.
*라크로스(Lacrosse) :
원래 캐나다의 원주민들이 즐기던 고무공과 "크로스"나 "라크로스 스틱"이라고 불리는 긴 손잡이가 달린 라켓으로 즐기는 단체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