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온라인 건물 짓기 프로젝트
- 몇 년 전부터 모든 사람들의 로망이었던 디지털노마드.
- 하루에 4시간 일하기.
- 적게 일하고 나의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
-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오인해 온 세상이 온 택트,,
- 너도 나도 온라인에 건물을 짓자며,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온라인으로,,
칸쿤에 비가 온다. 지난 월요일, 나는 초등 5학년, 2학년 딸 둘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칸쿤에 왔다. 벌써 칸쿤에 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어제까지 정말 바삭바삭한 태양 아래, 여러 스케줄을 끝내고, 월요일인 오늘은 숙소에서 잔잔하게 틈틈이 일하면서 비오는 칸쿤의 월요일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몇 년 전 디지털노마드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고는 매우 들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도 디지털노마드가 되어야겠다. 나는 왜 디지털노마드가 되고 싶었던 걸까?
<디지털노마드라는 정의를 제대로 아시나요? >
디지털 + 노마드란? 마드Normad 는 유목민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유목민처럼 회사 사무실에서만 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을 뜻한다고 합니다. 랩톱+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이란 공간에서 나만의 일을 한다.
그랬다. 해외, 내가 원하는 도시,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살고 싶은 곳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라이프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집 이외의 숙소가 필요했고, 사무실로 출퇴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자리가 필요했고, 그 월급으로 아이들의 학교 및 식비 주거문제가 해결되는 높은 연봉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나는 관련 서적을 찾아 보고 디지털노마드에 관해 알게되면 될수록 아,, 나와는 먼 이야기구나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타본 비행기, 오는 길에 난기류때문인지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려서 너무 무서웠다.
모든일은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이유가 100가지가 되고 안 하고자 하면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100가지가 생기는거 같다. 코로나바이러스로 갇혀 1년이상을 보냈다. 아이들은 여전히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문득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가야 할 이유가 100가지가 생겼다.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다른 도시에 가서도 수업을 들을 수가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비용이 많이 다운되있을 거란 생각, 또 무엇보다 나는 지금 온라인 기반의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의 스펙으로 내가 원하는 돈시에 가서 얼마만큼의 비용으로 살 수 있을지 스스로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항상 그렇듯이 나만의 방법으로 결심하고, 결단하고 칸쿤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칸쿤행 비행기 표를 끊고 에어비엔비를 예약하기까지 1주일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정말 빠른 실행력이었다. 그동안 많이 생각해왔던 일이기에, 마음먹고 실천에 옮기기까지 정말 `김추진여사`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빠르게 진행하고 칸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에서 헤어지는 남편이랑은 잠깐 애틋했지만, 그것도 잠시 훅훅 찌는 칸쿤 공항에 도착하면서 진짜 칸쿤에 도착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너도나도 온라인에 건물을 짓자는 공통의 목표 아래, 모두가 정말 열심히 노트북 앞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었던거 같다. 나의 온라인 건물은 어디까지 지어졌을까? 내가 객관적으로 바라본 나의 온라인 건물은 이제 땅을 판 정도인 거 같다. 땅 파고 철근으로 뼈대를 만들고 거기에 다시 시멘트를 입히려면, 아직도 먼 이야기... 누구나 다 하는거 같아 보여도 그 누구나가 되기란 정말 어려운 현실.
나는 왜 칸쿤이라는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었던 걸까? 아마 이 에매랄드빛 바다, 칸쿤에 지금까지 4번 왔었는데, 올 때 마다 옥빛 바다를 바라보며 한없이 멍때리고 있었던 추억이 있다. 이런 도시에 살면 매일 이런 바다를 보며 살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제야 관광객이 아닌 시점으로 직접와서 바라보니 그들은 휴가로 왔기 때문에 여유로웠던 거다. 나도 그랬고, 나오 휴가로 왔었기 때문에 그 시간들과 그 바다, 그 호텔 비치를 즐길 수 있었던 거였다. 그들도 나도 원 생계를 위한 터전에서는 아마도 나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겠지...
* 나 혼자만의 힘으로 온 칸쿤은 나의 상상속 그 모습 그대로였을까?
결론적으로 나의 대답은 노! 완전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생각지도 못한 더위라는 복병을 만났기때문이다. 항상 가던 호텔 안은 시원했으나, 호텔 밖은 더워도 너무 덥고, 뜨거워도 너무 뜨거웠다. 일상이 힘들 정도로 힘이 쭉쭉 빠진다. 휴가를 위한 더위는 환영이나, 생활을 위한 더위는 달랐다.
디지털노마드 하면 떠오르는 이런 바다에서 수영복 하나 입고 노트북 하는 모습 상상하셨던 적이 있던가? 그런 라이프 스타일은 가능하나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호텔 로비나 비즈니스센터 또는 호텔 비치에서는 가능하다는 사실. ( 여기서 현태가 왔다.)
내가 멕시코에 와서 처음 칸쿤에 왔을때 묵었던 호텔이 저 멀리서 보인다. 크고 시설 좋은 호텔. 올 인클루시브 팔찌 하나로 수영장에서는 무제한 음료와 음식을 마음껏 먹었던 호텔이었다. 나의 힘으로 온 칸쿤에서 갈 수 있는 바다는 퍼블릭 바다뿐이었다. 비치베드도 흥정해서 빌려야하고, 자리싸움도 치열했다.
호텔안 칸쿤과 호텔밖 칸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결론적으로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에 와서, 직접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일. 또 궁금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시간을 보내고 사람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끝낸 지금은 아직 멀었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 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내가 기대하는 상상속 모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굳이 안해도 되는 몸으로 실천해가며 시간과 비용을 쓰니,, 저절로 배워졌다.
오늘도 나는 숙소에서 일을 하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의 시작은 이룬 걸까? 이번 주 금요일에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돌아가면 다시 열심히 해야지 하는 의지가 뿜뿜 솟구친다. 다른 생각 안 하고, 지금에 만족하지도 자만하지도 않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진짜 진짜 열심히 일하고 살겠노라. 하는 마음.
이번 여행의 교훈이라면, 여행은 여행일때 가장 좋다.
사람 사는건 다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