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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N잡러가 된 두 딸 맘

벌써 2021년의 10월도 끝이 보인다.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멕시코도 가을인가 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고, 한국 뉴스에서는 그렇게 더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한파 주위보라는 뉴스가 보인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연말인가 보다. 연말 집착증일까? 나는 BBB를 시작 한 3년 전부터는 매년 발전하는 BBB와 나에 대한 기대로 항상 연말을 기대하고 또 기다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올 초 내가 세운 새해 목표에 얼마나 다다른 성과를 내었을까.. 가 매우 궁금하기 때문이다. 나는 3년 연속 2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 중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지난 1년을 돌아보고 다시 1년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 1년의 과정을 숫자로 결과물로 정리하고 다시 내년 1년을 위한 계획들을 만들가고 있는 중이다.


B쌤의 정체성을 가지고 새롭게 나에 대한 소개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지난 블로그 글들을 들춰 보니 3년 전 블로그에 긍정쌤 이었을때의 나의 소개 글을 보았다. 3년 전의 나도 이 해외 시골마을에서 이것저것 시도하며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생각하며 썼던 글이었는데, 3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그때의 나보다 훨씬 발전하고 성장한 내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정말 앞 만 보고 달려온 거 같다.




나는 N 잡러다. 


멕시코 해외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나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을까? 이제 나는 정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멕시코에 막 왔을 때, 또 3년 전의 나는 엄마, 아내 그리고 한국어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면 2021년의 나는 요즘 말로 진짜 N잡러가 되었다.  


1) 첫 번째   JOB: 엄마 & 아내 


나는 중국 대학을 졸업했고, 20살의 지금의 남편을 만나 6년 열애 후 26살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다. 결혼 전에는 대기업 비서실, 성형외과 코디를 했었고 임신, 출산 후에는 전공을 살려 목동의 사립 초등학교에서 중국어 교사를 했었다. 그리고 첫째가 24개월 때, 구호단체에서 일하던 남편을 따라 지금의 멕시코 시골마을에 와서 멕시코 이방인으로 꽉 찬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 3학년 멕시코 현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둘의 엄마로 커피 농사를 짓는 남편의 아내로 멕시코에서도 여느 주부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멕시코 초등학교 3학년 해외 맘의 험난한 온라인 수업 적응기 


2) 두 번째   JOB: 한국어 교사 - 멕시코에서 10년째  수업중 


나의 멕시코에서의 공식 직업은 한국어 교사다. 멕시코 사립학교에서 멕시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면서 한국 유학을 담당하는 한국어부 팀장이기도 하다. 현재 30여 명의 멕시코 학생들과 함께 한국어 교실을 운영 중에 있으며 그중 몇몇 학생들의 한국 유학을 위한 장학금 사업을 돕고 있다. 2021년 기준 현재 10여 명의 멕시코 학생들이 한국에서 유학 중이며 그 친구들과 함께 어린이 스페인어 화상 교육 비즈니스를 시작해 잘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교사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땅에 와서 살게 되었을 때의 그 막막함. 남편은 일로 바빠서 매일 나가고 현지 사람들을 만나며 바쁘게 살아갔지만, 스페인어 한마디 못하는 나는 이곳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거기다 둘째의 임신과 출산까지 겹치면서 이 섬 같은 낯선 땅에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무기력해지는 나를 발견하면서 무언가 집중해야 할 것이 필요했고 그때 선택한 게 대학원 공부였다. 외국어로서 한국어 교육 석사과정을 3년에 걸쳐 온라인으로 그 과정을 수료했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멕시코에서 도망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고 그 덕분에 지금 해외에서도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며 살 수 있게 되었다.


멕시코 학생 한국 유학 준비반 수업 시작 : 대면 수업


3)  세 번째   JOB: 비즈니스 대표 

요즘 내가 가장 신경을 쓰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일은 비즈니스의 대표로서의 나다. 


- 스페인어 화상 교육사업 

현재 나의 비지니스는 한국에 유학 간 친구들의 한국에서의 경제적 독립을 돕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비즈니스로 발전한 케이스다. 처음부터 사업을 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 주고 또 나는 그 수업이 더 잘 되도록 멕시코에서 교육지원을 하면서 전체적인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는데, 중국어,일본어, 영어, 스페인어까지 긴 시간 내가 공들여 공부한 외국어 공부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어서 일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수업에 만족감을 느끼고 계셔서 보람있게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 멕시코 소품 도소매 온라인 마켓 판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상이 너무 빠르게 모든 일들을 디지털로 해결 가능한 시공간에서 살게 되었다. 내가 처음 멕시코에 왔을 때만 해도 인터넷이 잘 안 들어와서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거나 화상 통화는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이 변한 세상이 되었다. 멕시코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길 거야 일주일! 예전에는 한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멕시코에도 없는 게 없다. 단지 한국보다 땅이 넓어 시간이 걸릴 뿐. 예전에 비하면 정말 저렴해진 가격으로 모든 물건들을 구입 가능하다.


내가 요즘 가장 재미를 느끼고 있는 분야는 바로 마켓 사업이다. 멕시코에는 아직도 인디헤나 분들이 계시는데 이분들의 손재주가 정말 예술이다. 매번 이 멋진 작품과 같은 물건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는데, 한 번의 시작이 지금은 여러 개의 거래처와 거래할 정도로 규모가 커져서 매달 스페인어 교육 사업 및 한국어 말고도 재미난 일을 할 수 있어 즐겁게 일하고 있다.


4)  네 번째 JOB : 작가 


- 스페인어 교재 

나의 오랜 바람이 있다면 외국어 교재를 출판하는 것이었다. 스페인어 수업에 관한 내용들이 블로그에 쌓이고 스페인어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늘면서 출판사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엄마와 어린이들을 위한 스페인어 교재를 쓰고 싶다고. 정말 그 연락을 받은 날의 기쁨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나에게 일어난 일일까 싶을 정도로 그 메시지를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교재가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어린이 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짜고 교재 내용을 잡고 교재 내지 디자인을 잡고 하는 일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동안의 결과로 곧 있으면 BBB의 이름을 건 스페인어 교재가 나올 예정이다. 빨리 교재가 잘 제작되어 세상에 나와 이 교재를 활용한 재미난 스페인어 공부와 스터디를 진행 해 보고 싶다.


- 브런치

올해 목표 중 하나는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첫 번째는 떨어지고 두 번째 신청해서 작가가 되었다. 생각보다 각 잡고 쓰는 글이 어려워 많은 글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브런치를 통해 올해 두건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렇게 원고 작성에 대해 연락을 받을 때, 나는 작가님이 된다. 이 호칭이 좋다. 더 열심히 해서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큰 잡지에도 내 글을 기고해 보고 싶기도 하고, 나의 해외 생활과 비즈니스 과정을 담은 에세이? 책을 써서, 해외 생활하면서 예전의 나처럼 깊은 무기력 감에 빠진 여성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5) 다섯 번째  JOB: 인플루언서


나에게 있어 아직까지 미약한 정체성이라고 한다면 이 인플루언서라는 호칭이다. 네이버의 인플루언서 지수를 보면 나는 약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나오지만, 아직 먼 거 같다. 인플루언서란 그 개인의 능력치를 말하는데 나는 아직 개인으로서의 역량은 많이 부족한 거 같다. 하지만, 이 또한 3년 후 정도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나의 호칭이 되기를 바라본다.



나는 디지털 프리 워커스다. 


나는 위의 모든 일들을 노트북 하나로 진행 중이다. 물론 엄마와 아내는 집이라는 공간이 있고, 한국어 교사로서도 교실이라는 공간이 있지만,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변하면서 나는 모든 업무를 노트북 한대로 가능한 디지털 프리 워커스가 되었다. 올해 봄에는 진짜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보겠다며 칸쿤에서 직원들 두 명과 우리 딸들 둘과 칸쿤 2주 생활을 했지만 정말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었고, 디지털노마드라는 개념을 다시 정리하면서 나는 디지털 노마드가 아니라 디지털 프리워커스가 되기로 했다.


디지털노마드가 되기 위한 시도 : 나만의 온라인 건물 짓기 프로젝트, 칸쿤에서의 2주 살기



1) 블로그  

첫아이의 출산과 함께 시작. 약 10여 년 운영 중.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고마운 공간이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 나의 이야기를 더 꽉꽉 채워 나가서 훗날 나의 딸들에게 엄마의 기록장으로 물려줄 생각이다. 


2) 인스타그램 

본의 아니게 인스타그램 4개를 운영 중이다. 한국어, 마켓, 스페인어, 개인 일상 등.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보다는 인스타가 쉽다고 하지만 나에겐 너무나 어려운 인스타그램이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나름 성과들을 올리고 있다. 


3) 유튜브 

지난 3년의 저의 도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바로 유튜브다;;  정말  나를 울고 웃게 했던 애증의 유튜브 채널! 유튜브 시작을 고민 중이시라면 필독! 


유튜브 채널 1만 구독자가 된 비결 4가지!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4) 네이버 카페 

스터디 피드백을 위한 스터디 카페! 이 또한 처음 계획만큼 잘 운영 중이지만, 더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요즘이다. 


5) 노션 


나의 사업에 날개를 달아준 노션! 새로운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익히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 내년이면 내 나이 40이지만, 유튜브도 그랬고, 요즘엔 독학으로 할 수 없는 게 없다. 노션도 그랬다. 처음엔 이게 뭐지? 하면서 시작했고, 공부했고, 팀원들에게 같이 하자 제안했더니,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너무 중요한 도구로서 나의 생활과 함께 하는 중이다. 노션이 궁금하다면!! 모든 질문 오케이!! 



다시 쓰는 자기소개서 B쌤편 - 2021이 끝이 났다. 나의 블로그 정체성은 하음맘 - 은빛연어 - 긍정쌤 에서 지금의 B쌤이 되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다. 그리고 B쌤으로 정체성이 바뀌면서 다시 한번 나에 대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오늘 정리가 끝났다. 정리하고 보니 어느새 참 복잡한 사람이 되어 있구나 싶기도 하고, 이 많은 일들을 잘 해내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제 여기서 또 발전해야겠지. 여기서 또 정리하고 집중할 것을 찾고, 정리해서 버려야 할 것들도 정리해야겠지.


지금 생각해 보면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하고 싶은 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작게 시작했는데, 그 꾸준함이 여기까지 나를 성장시켜 준거 같다. 성장한 만큼 많은 어려움들이 생긴다. 중간중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또 안되면 안 되는 대로 잘되면 잘 되는 대로의 고민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며 생겨난다. 하지만 나는 지금 나의 삶에 매우 만족한다. 앞으로 얼마만큼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더 공부하고 고민해서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벌써부터 2022년 내년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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