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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부터 힘이 쭉 빠졌다. 이유인즉슨, 계획했던 일들이 잘 안 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우리의 힘을 쭉 빠지게 해 놨던 것은, 멕시코 거래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BBB마켓은 멕시코 인디헤나분들의 독특한 수공예품을 아시아권 나라들에 도매로 수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멕시코에 오래도록 살면서 이들의 손재주가 대단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이 수공예품을 만드는 인디헤나 여성분들의 삶이 퍽퍽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일을 꾸준히 성장시켜 나가면서 처음보다는 거래처도 주문량도 전보다는 훨씬 많아졌고, 지금은 스페인어 수업만큼 마켓일들이 많아졌다. 거래처가 없을 때는 거래처를 늘리려고 노력했고, 거래처가 늘면서 그리고 상품들을 알아봐 주는 고개들이 늘어나면서 주문량도 같이 증가했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핸드메이드 제품이라 그럴까;;; 그건 바로, 이곳 핸드 메이드 제품은 주문이 많아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는 사실. 왜? 일이 많아지니까. 시간도 많게는 두서 달씩 걸리고, 가격도 올라간다. 이런 시스템을 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이제는 알고부터는 또 이들만의 방식으로 주문을 하고 거래를 해 왔다.
하지만, 주문이 많아질수록, 같은 거래처에서 주문을 자주 넣을수록, 일은 느려지고, 소식이 뜸해진다. 그리고 연락을 하면 실값이 없다. 사람이 없다. 재료 가격이 올라갔다 하면서 기존의 가격에서 가격을 올린다. 우리의 처음 이야기는 어디로 간 걸까;; 우리에게 상냥했던 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
해외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그 나라 언어 문제, 문화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많이 생기곤 한다. 가깝게는 커피사업을 하는 우리 남편만 봐도 그런 일은 부지기수다. 비단 해외에서 사업하는 사람들만의 어려움만은 아니겠지;;;
오전부터 거래처와 바쁘게 대화하는 우리 멕시코 직원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감정을 추스르기 매우 어려운 상태구나.. 하고 느껴졌다. 같은 멕시코 사람으로 쉽지 않을 텐데 노력해 주는 우리 직원이 고마웠다.
이들은 우리가 주문한 물건(이미 우리에게 팔겠다고 약속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고 했고 남은 수량은 우리가 처음 사기로 했던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이 가격으로 살 거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팔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거래처에 화가 났고, 두 번 방문하면 가격을 올리는 멕시코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그리고 생산자가 아닌 우리가 하기엔 이 일의 한계에 다가가고 있음이 느껴져서 힘이 빠졌다. 다행히,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어 보였던 직원이 먼저 다른 거래처를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결국 우리는 다른 거래처를 찾기로 했다.
사업을 오래 한건 아니지만, 하면서 가끔 여기까지 인 건가? 할 때가 자주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마음과 정신을 다 잡고 이런 일쯤은 어디서든 있을 수 있는 일이야 하고 다시금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함을 느낀다. 사업을 하는데 유리멘탈은 도움이 안 된다. 유리 멘탈이라도 강철 멘탈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사업을 하면서 매몰비용을 항상 생각한다. 잘 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정말 잘 되고 있는지 항상 체크하고 매몰되고 있는 건 아닌지 항상 예의 주시하며 지금까지 투자된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절절한 시기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항상 체크해야 함을 느끼는데, 핸드메이드 도매 사업은 내가 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가까이 있어서 시작한 일이기에 더 예민하게 살펴보고 숫자로 수치로 체크하면서 꼼꼼히 진행해야 함을 느꼈다.
* 방구석 초보 사장님은 오늘도 이렇게 세상을 사업을 아주 조금 더 배웠다.
* 개인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llision77
* BBB스페인어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bbbspanish_market/
* 멕시코 인디헤나들의 수공예품 Vo`otik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vootikmaya/
*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jyr86GTmsBNBXAc1p2Iyw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