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세찬이
세찬이는 어느덧 4살, 세진이도 벌써 9.5개월이다.
나는 세진이 낳고 2월 중순쯤부터 복직 해서 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 (아직 재택근무. 최근에 승진도 했다. 일 관련 브런치 매거진 만들어놓기만 하고 글을 하나도 안쓰고 있다..)
세찬이도 6월 부터 프리스쿨 잘 다니고 있고 (2주정도 다니다가 잔 감기 같은거 걸려와서 3주정도 푹 쉬고, 다시 7월 말부터 쭉 잘 다니다가 8월 중순에 다시 1주일정도 아프고 그러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알차게 생활 하는중)
세진이도 그동안 내 동생과 시동생이 번갈아가며 야매로 (?) 봐주다가 8월 들어서부터 집에서 아이 봐주실 분을 고용 하기 시작했다.
남편도 이제 코로나 풀려가는 분위기라 그런지 가족들 사업 하시는 일이 많아져 요즘 하루에 15시간 이상 일하러 나가있기도 한다.
금요일 저녁.
다른 가족들은 다 일 하러 나가 계시고 애들 둘이랑 나랑 이렇게 셋이서 뽀로로 한글 공부 카드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snowman 한국말로 어떻게 말 하는지 아는 사람?”
세찬이랑 세진이한테 동시에 물어봤더니 세찬이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만사나 (manzana = 스페인어로 “사과”)”
응? 눈사람 보고 갑자기 사과라니, 왜?
뽀로로 카드를 읽어주는 장난감에 넣고 읽기 버튼을 눌렀더니 아이 목소리로 “눈사람!” 소리가 나는데
잘 들어보니 “만사나!”로 들리는거 같기도 하고 ..
근데 세찬이는 눈사람인거 알면서 일부러 “만사나” 라고 하는 눈치다.
“Manzana means snowman in Korean. 눈사람 means apple en español.”
일부러 엄마 트롤링 하는 청개구리 세찬이.
***
나이에 비해 아직 필력이 없는 편인데, 그래도 가끔 앉아서 자기 이름 “그린다”고 도와달라고 하긴 한다.
(“How do you draw my name?” 물어본다. 자기도 글씨 쓰는게 아니라 알파벳 그리는 수준인걸 아는건지.. ㅋㅋㅋ)
뜬금없지만 갑자기 자전거를 그럴싸하게 그려놓기도 하고.
프리스쿨 끝나고 데리러 갔더니 자기가 가족 그림 그려놓은걸 자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했다 (근데 선생님이 밑에다 누가 누군지 안써놨으면 몰랐을거야.. ㅋㅋ)
점선 잇기는 맘대로 막 하는게 세찬이 방식.
세찬이가 틀리게 해서 내가 “땡땡땡땡땡” 했더니 옆에서 세진이가 “때때때때때” 따라하기도 했다.
둘다 귀여워.. ㅠㅠ 얘네들 없을때의 삶은 분명 많이 지루했던거같다.
아이들 없는 삶이 상상이 안된다. 소중하고 예쁜 아이들.
밤에 공부 쬐끔씩 하면서 “내일 학교가서 선생님한테 공부 했다고 자랑 할거에요! 그럼 선생님이 대단하다고 하겠죠?” (“I will tell Miss Hannah that i studied! She will be so pround of me!”)
엄마보다 선생님이 더 먼저인가부다.
그래도 괜찮아~ 공부만 하면 됐지 뭐.
좌: 세찬이가 그린 가족 그림; 우: 세찬이의 점선 잇기
***
시어머니와 친하게 지내시던 친구 분이 계신데, 이 친구분과 친구분의 손녀가 번갈아가며 아이를 봐주시기로 했다.
친구분도, 손녀도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잘 하셔서 아마 세찬이랑 세진이가 스페인어 배울때 좋은 영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당장 나부터도 스페인어를 평상시 조금 더 많이 쓰게 되는거같다.
쓸 이야기가 많은데 시간 더 내어서 조금씩 자주 글을 써봐야겠다.
(지난 2-3달간 낮에도 밤에도 아이들보랴 일하랴 너무 바빴다.. ㅠㅠ 남은 기록이 없는게 아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