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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제주
다시 제주 올레길을 걷는다. 그 이후ㅡ
by
오롯한 미애
Mar 19. 2025
제주도
의
바람에서는
휘파람소리
가
난다
.
발끝에
닿는
오름
에
올라
바람이
휘감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세상
빛을
한
번도
본 적
없던
것처럼
두 눈을
꼭
감고
바람소리에만
눈을 뜬다.
바위에 부딪쳐 넘실대는
하얀
파도
거품이
저
멀리 가파도의 소식을
바람에
얹고
쉬ㅡ쉬ㅡ휘ㅡ휘
비양도를 품고 있는
나의 엄마품 같은
바다
.
깊이를
가늠하는 것조차
부질없는 차갑고
짙은 바닷속.
바다
를 끌어안은
해녀할망의
물적삼에서
나던 비릿한 냄새
.
하늘 끝자락에서 피어난
투명한
바람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나의
코끝에
살며시
전하여
준다
.
해녀할망의
내쉬는
날숨에
그
고된
삶이
실려
한꺼번에
뿜어
나온다.
제주도의
바람 속에는
삶의 고단함이
실려있다.
쉬ㅡ쉬ㅡ휘ㅡ휘
검고
숭숭한 구멍이 박힌
돌담장
옆을 걷는다.
들쭉날쭉한 모양새에 흠결도 있지만
나의
모자람
을 채우려
너의
뾰족함을
품은 돌담장이 대견하다.
돌담장 옆으로 때를 맞춰
자란
올망졸망한
당근들이
뿌리를 내보이며 널브러져 있다.
매섭고 따가운 비바람을 맞고
겨우내 구름 같은
눈을 온전히 감당하고
견디며
자기
안
에 당근을
감싸 안아 키워낸 제주의 검은흙.
당근은
흙이 내어 준
고귀한
인내로
탐스럽
고 화려한 붉은
주황빛을
머금게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까?
제주도
의 바람 속에는
너를 나의 품으로 아우르는
'우리'의 숨결이 들어 있다.
쉬ㅡ쉬ㅡ휘ㅡ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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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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