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는 나의 발걸음 소리에
밤새 내려앉은 새벽공기가 들썩인다.
지난 저녁, 그제와 같던 해가 붉게 타들어 가는 노을 속에서 한숨을 돌린 사이
어제보다 밝아진 그믐달이 어스름히
동이 트는 새벽녘 언덕밑의 끝자락에 걸려 있다.
달그림자에 가려 여기저기 휘몰리던 샛별도 어렴풋이 사그라 진다.
동트는 새벽녘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나를 쫓는 별들.
너도 나와 같이 어제를 살고 오늘을 지내고 내일도 살아 내는구나.
오늘 밤은 어제보다 밝은 달빛이 내 머리 위를 비추겠지.
나는 이슬이 묻은 채로 새벽공기를 가르던 발걸음을 잠시 멈춘다.
고개를 들어 아직도 떠나지 못한 나의 별들을 올려다본다.
나의 일상 속에 시작과 끝에서 마주 하는 너와 나.
나와 이어진 모든 이에게 너처럼 어둠사이에서 반짝이며 위로를 전하여 주는 존재가 되어 줄 수 있다면..
나도 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