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문 늦은 겨울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문득 얼어붙은 것 같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치 맑게 얼어버린 수정 속에 별들이 꾹꾹 박혀 있는 듯했다.
어둡지만 투명한 하늘 안에서 별들만이 오롯이 그 빛을 발한다.
두 다리로 버티기도 버거운 하루도,
목젖이 보일 만큼 웃음이 터지던 날도,
때론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을 숨기려 고개를 떨구었던 날도,
두 눈을 질끈 감고 '그럴 수도 있었겠지'하며 나를 다독이 던 날들도.
지내 온 나의 별 365개.
하루하루를 모아 365개.
돌이켜 보니 어느 한 날 빛나지 않았던 날은 없었구나.
나의 별들이 내 머리 위에 흩어져 나를 비추고 있구나.
오늘은 나에게 '난 네가 행복하길 바라'라고 속삭이며 아늑한 미소로 꼭 안아 주고 싶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이 시간에 가는 길은 두 걸음이 한 걸음 같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상처를 줬을까
나는 오늘 어떤 실수를 했었나
내일은 오늘보단 나으리라.
달빛이 내 머리 위와 등뒤에 내려앉는다.
오늘보다 나은 하루는 없었어.
내일도 오늘만큼일 테니 욕심 내지 말고 묵묵히 보내.
툭 불거져 나오지 않게 만 살아내면 돼.
달아, 넌 어떻게 나를 이리 잘 알고 있니?
행복하려 사는 인생, 행복하게 살면 되지.
특별하진 않아도 맘 편한 하루이면 좋겠어.
어느새 가족들에 따뜻한 온기가 다가온다.
그곳으로 남은 발걸음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