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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18. 2024

담배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담배를 태어나서 한 번도 피우지 않았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편입니다.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찾아봤더니 우리나라 담배의 역사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광해군 15년인 1623년 왕조실록에 처음 등장하는데요. 

“동래(東萊) 왜관(倭館)에 화재가 발생하여 80칸을 모두 태웠다. (임술년에도 큰 화재가 발생하였다. 왜인들이 담배를 즐겨 피우므로 떨어진 이로 인해 화재가 일어난 듯하다.)”


그 이후로 이어진 역사에는 재미난 부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위대한 왕으로 기억되는 정조가 진정한 애연가셨더군요. 규장각 초계문신들에게 ‘모든 백성이 흡연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라’는 과거시험 문제를 낼 정도로 그 사랑이 유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정말 골치 아픈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건강은 해치는 해악에 가깝지만 세수를 떠받치기 위해서 계륵처럼 연명해 왔기 때문이죠.


그런 담배를 선진국에서 완벽하게 금지하겠다는 강력한 법안이 지난 17일에 통과되었습니다. 영국에서 담배를 살 수 있는 연령을 18살에서 매년 올리는 내용 법안을 만들었고 큰 표 차이로 하원을 통과한 것이죠.




이 법안은 핵심은 점진적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부분입니다. 현재 영국에서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적 나이는 18살 이상입니다. 여기서 해마다 법적 허용 연령을 단계적으로 올려, 마지막에는 그 어떤 누구도 살 수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법안대로라면 2009년에 태어나 올해 15살이 되는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더라도 유해하기 짝이 없는 이 막대기를 절대 살 수 없게 됩니다.


이 조그만 막대기의 해악은 아마도 피시는 분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독이라고 표현해야 하지만 그런 표현을 쓰지도 않죠.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유해한 물건을 팔아 국민의 수명을 갉아먹은 돈으로 다른 정책을 펼치겠다는 국가의 모습에 가끔씩 환멸을 느끼고는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추진한 정책이 정말 값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점진적으로 금연국가를 지향하는 국가들은 많습니다. 특히 뉴질랜드가 2025년까지 궐련형 잎담배를 없애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그 틈새를 파고드는 암적인 존재가 있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보건부 조사 결과 전자담배가 폭발적으로 팔렸고 전(자)담(배)을 피는 학생의 비율은 2019년 3.1%에서 2021년 9.6%로 3배 넘게 늘었다고 하니 가벼운 문제는 아닙니다.


많은 나라에서 파는 값을 올려서 흡연율을 줄이겠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통계를 보면 그 전략이 완벽한 인과관계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특히 프랑스 같은 경우 값이 비쌈에도 흡연율은 2위니까요. 우리나라도 아직 담뱃값이 올랐다고 하나 그에 따라 흡연율이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담뱃값으로 흡연율을 잡겠다는 말은 정말 새빨간 거짓부렁이라고 봐야 합니다. 나라에 돈이 없어서 계속 팔고 있으면서 국민의 기호식품인 듯 값을 올릴 때도 주저하는 척하죠.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니 주위에 흡연에 대한 고민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습니다. 모든 교육의 기본은 가정이지만 국가에서의 보완해줘야 하는 영역도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금연 정책에 빠르고 깊은 공감대 형성이 되어 영국과 같은 법이 통과되는 날이 오길 빌어봅니다.


한 줄 요약 : "요즘 애들 중에 안 피는 애들이 어딨어요?"라는 주위 학부모님의 말이 가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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