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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y 08. 2024

로또를 사지 않게 된 이유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 출연한 <마스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인 진현필(이병헌)을 경찰(강동원)이 쫓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인데요. 이 영화 초반부에는 흥미로운 명대사가 나옵니다.


"일본은 복권 당첨금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서민들의 꿈에 세금을 부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죠.




서민들에게는 꿈을 주고 그 수익으로 복지사업을 한다는 모토로 운영되는 복권은 주택복권 시절부터 시작해 인생역전의 대명사로 불렸습니다. 그 열기가 로또로 이어져 2002년부터 국민들에게 팔기 시작했죠. 사실 제 주위에는 예상보다 로또를 사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매주 주도 빠지지 않고 사신다는 분도 계시죠. 3등까지는 당첨되어 봤다는 분도 있으셨고요.


저도 작년까지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이들과 재미 삼아 한 번 맞춰보려고 사다가 이제는 사지 않습니다. 당첨이 된 적이 거의 없어서였죠.


아시다시피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00만 분의 1입니다. 벼락 맞을 확률이 제게 있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듯해 보여서 제 개인적인 성향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그 말에 동의했고요.




그런데 이 로또가 불필요한 잡음들이 꽤 많은 사업이라는 점도 제가 꺼리게 된 이유입니다. 바로 조작논란인데요. 특히 지난주 1등 당첨 번호가 그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습니다. 1등에 당첨된 번호가 11, 13, 14, 15, 16, 45였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로또에 대한 논란은 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번 말고도 이미 수차례 네 숫자가 연속된 적도 있었으며 놀랍게도 2년 전엔 1등이 50명이 나오기도 했고 2등 당첨자가 660명이 넘게 나온 적도 있었죠.




이런 일들이 누적되다 보니 논란은 멈추지 않습니다. 특히 추첨방송이 로또를 더 이상 팔지 않는 시점인 20시부터가 아닌 20시 35분에 시작되는 일명 지연방송 때문에 조작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당국에서는 일주일 간 팔린 데이터의 정리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과 방송사의 편성 시간 때문이라고 설명을 하지만 그 해명으로는 의구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의구심을 거두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런 번호들이 등장하고 1등이나 2등에 당첨된 인원이 평소보다 많을 때면 어김없이 시끄러워집니다.


이후에도 조작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급기야 기획재정부 차관이 직접 추첨장소에 등장해서 버튼을 누른 적도 있었습니다. 평소 십수 명의 일반인들을 참관인으로 두고 외부 기관도 검증에 참여하기에 정부는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항상 해명합니다.




하지만 이제 저같이 자주 사지 않게 된 사람들은 논란이 있거나 말거나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믿음이 없다면 사지 않으면 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을 테니까요. 결국 계속 사는 사람일수록 의구심을 더 가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당첨이 잘 되는 듯한데 왠지 나만 당첨이 안 되는 듯 느껴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로또는 추첨을 하는 토요일까지 기다리면서 잠시나마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는 단순한 오락의 용도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삶에 있어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요? 주관부서의 대처도 물론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런 고뇌를 하지 않기 위해 이제 이 세계와 이 논란에서 하차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렇게 지만 이번 주 로또를 사신 분들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한 줄 요약 : 오락으로 만든 콘텐츠를 즐기지 못한다면 이미 그 본연의 기능은 상실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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